2022. 11. 04.
몸이 날려갈듯 강력한 바람이 제대로 몸의 중심을 잡고 서 있기가 불편할 정도로, 오늘 바다는 새벽 부터 극성을 부려 마라도에 가려던 일정도 다음주로 미뤄야했는데, 해바라기를 보고 성산쪽으로 가려다가 해넘이를 보고자 잠시 표선해안에 멈춰, 온 몸으로 맞은 해풍은 가히 태풍급 해풍이라고나 할까? 셀카봉을 제대로 붙들고 서 있기 조차 힘들었다.
강풍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구름과, 그리고 해가 한데 어우러져 마치 부분 일식처럼 불금의 낙조를 코믹하게 만들어 해안 끝, 한라산 자락을 막 넘으려는, 벌레가 파 먹는듯한 신비로운 해의 모습에서 만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었다.
이윽고, 강풍에 스러지듯 짧은 찰라에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마라도 대신 표선해안에서 멋진 낙조를 음미하면서 제주에서 두번째 불금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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