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어느덧 동백의 계절이 제주를 찾아옵니다.

Chipmunk1 2022. 11. 11. 20:32

아직도 곳곳에 가을이 남아 있는데 겨울이 성급하게 동백을 앞세워서 다가옵니다.

서귀포시 토평동의 3층 숙소 창가에서 내려다 보이는 정원 숲 속에서 낯익은 빠알간 동백이 방긋 웃고 있습니다.

동백이 핀 제주의 가을은 전혀 이상할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잔뜩 꽃망울이 맺힌 동백나무가 지금 부터 5-6개월 동안 제주를 대표하는 아름다움의 상징이 되겠지요.

숙소 정원에 만족하지 못하고, 인근 조금 규모가 있어보이는, 그러나 텅텅 빈듯한 건물 뒷켠의 돌담을 에워싸고 피기 시작한 동백에 매료되어, 새벽에 내린 비가 종일 꾸물꾸물한 제주도 다운 날씨가 지난주 까지 제주답지 않게 화창했던 2주간의 날씨와 달리, 을씨년스러운 불금에 빠알간 동백과 분홍 동백이 구름에 갇힌 한라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터질듯 부풀어오른 동백이 하나둘 만개할 즈음 겨울은 동백을 더욱 더 빨갛게 아름다움과 열정이 함께하는 정념의 화신으로 거듭나게 만들겠지요.
머잖아 동백이 만개할 계절을 기다리며, 저물어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조금 일찍 찾아온 동백으로 위안 삼는 불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