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하모리해안의 일몰을 보는 십일월 첫날 새벽 나의 단상

Chipmunk1 2022. 11. 1. 04:53

2022. 10. 27.

대평포구에서 어렴풋이 보였던 송악산을 향해 일몰을 볼 요량으로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사이 도로를 지나 올레길 10코스를 걷던 기억을 새삼 떠올리며, 마라도행 정기여객선을 탄적이 있는 송악산 선착장을 지나 모슬포항으로 가다가 하수처리장이 있는 하모리해안 인적이 드문 한적한 막다른 해안도로에서 대평포구에서 보던 해가 구름 속에 갇혀 있어 인내심을 가지고 바다와 구름사이 벌겋게 노을을 만들고 있는 해를 기다렸다.

기다린 보람이 있어, 잠시 해가 구름 속에서 나타나는가 싶더니, 불과 2-3분 사이에 또다시 구름과 수평선 사이로 쏙 들어가 버린다.

아마도 새로운 해돋이 준비가 바빴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매일 뜨고 지는 해를 보면서 뭔가 의미를 갖다 붙이려는 심리는 자연에 의지해 온 인류의 오래된 습관이자 신앙이 싹트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지구상의 어느 생명체 보다도 자연의 리듬에 무뎌져 각종 재해에 대한 감각이 퇴화되고, 문명의 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자연을 빠르게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자연에 대한 인류의 그릇된 남용과 오용으로 돌이킬수 없는 대재앙의 시계가 째깍째깍 자정을 향하고 있다는 선각자들의 경고가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으나, 오늘만 살고 보자는 듯한 인류의 각박한 삶이 새로운 대재앙의 출발점이 될지도 모르는 인류의 미래 생존을 위한 우주개발 경쟁에 혈안이 되고있다.

"역사는 도전에 대한 응전"이라고 주장한 토인비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도전과 응전(Challenge and Response)의 과정이 사라지면 자연은 항시 원시로 회귀하면서 인간에 대한 보복을 감행한다"고도 했다.

따라서, 지구역사상 수차례 경험했던 새로운 탄생을 위한 멸망의 순간이 머지않았음을 인지하면서도 인류는 지구 멸망의 시간 속으로 부나방이 불구덩이로 들어가 타죽듯이 그렇게 하루 하루를 유한하게 보내고 있다.

과거 세기말 지구 종말론도 따지고 보면 아주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지싶다. 다만, 곧 닥칠지도 모르는 대재앙을 이용해서 사사로이 돈벌이에 혈안이 된 몰지각한 사람들의 사기행각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어제밤의 할로윈 축제도 마찬가지다.

할로윈 축제 본래의 취지는 온데 간데없고, 오로지 상업적인 목적으로 환락과 탐욕의 밤으로 발전(?)시킨 그릇된 인류의 할로윈축제를 대하는 역사 의식이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말도 안되는 참사로 피어보지도 못한 젊은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한순간에 앗아갔다.

사후 약방문식의 보여주기식 정치적인 해석과 이런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생각할수도 있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듯한 보상 발표와 위정자의 일방적인 국가 애도기간의 설정및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꼭 필요한 각종 행사를 철저하게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노력으로 치루도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 담기를 포기하는식의 시대착오적인 행정이 과연 마땅한지 묻고싶다.

앞선 몇차례의 수학여행 열차사고등의 사유로 두번의 수학여행이 없어져서 중고등학교 시절의 수학여행 추억을 없게 만든 70년대식 시대착오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인 구태는 이젠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

입만 열면 민생과 경제회생에 대한 립서비스에만 치중하고 국민의 안전과 민생은 뒤로한 채, 부질없는 당파싸움과 신구 정부의 갈등과 오로지 기득권자 중심의 정책과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갈팡질팡하는 정치권의 한심한 작태에서 제2, 제3의 이태원참사, 세월호참사가 우후죽순으로 발생할까 두렵다.

이 또한 인류의 대재앙을 앞 당기는 변죽이 되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가 전쟁과 전염병과 탐욕과 도를 넘는 당파싸움과 지나친 이기심이 인류의 멸망 시계를 점점 빠르게 돌아가게하지 않나 싶은 무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희망을 안고 떠 오를 내일 아침의 일출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하모리해변에서 순식간에 해가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