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청년경찰

Chipmunk1 2017. 8. 14. 20:00



    안동에도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3군데나 있었다.


    비도 내리고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다.

    박서준과 강하늘 주연의 청춘경찰을 보기로 하고, 낙동강 건너 용상이라는 곳에 있는 CGV에 갔다가, 주차 공간이 없어 다시 낙동강을 건너 옥동의 메가박스로 왔지만, 주차 공간이 없기는 마찬가지 였다. 

    120석 남짓한 소형 창고 같은 영화관은 멀티플렉스 상영관이라고 부르기에는 전반적인 시설과 음향 방음시설이 허술해서 옆 상영관의 택시운전사 시작 음향이 적나라하게 들려왔다.

    쌈마이웨이를 재미있게 본 기억으로 박서준을 만나본다는 기대감에 부족한 상영관 시설에 대한 불편함을 다소 잊은채로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주인공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 에 빠지기 시작했다.

    청춘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실감나게 보여주는 감동과 순수가 함께 어우러진 박진감 있으면서도 스릴이 넘치는 젊은 영화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했던가? 아플 틈이 없는 청춘을 이 영화는 잘 그려내고 있다.

    학비가 무료라서 경찰학교를 선택했다는 미혼모와 둘이 살고 있는 기준의 무덤덤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학까지 가르칠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고 국립고등학교로 진학시키고자 했던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잠시 눈을 감았고, 누군가가 나를 흔드는 느낌에 번쩍 눈을 떴다(그 찰나의 시간에 코를 골고 잤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될까 깨웠다고 아들이 웃는다).ㅋㅋㅋ

    좌충우돌...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저돌적으로 납치된 여고생을 구출하려는 기준과 희열의 젊음에 박수를 보낸다.

    영화를 보면서 아무리 청춘이고 싶어도 이제는 어쩔수 없이 중년으로 살아야 한다는 순리에 거부할 자신이 없어졌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준과 희열 같은 비열하지 않은 청춘을 살아보고 싶다는 쓸데없는 희망을 진정시키면서 극장을 나섰다.
    주린 배를 채우려 극장에서 멀지않은 홍게 요리집에 가서 배를 채우고, 후식으로 빙수를 먹고,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자 낙동강변으로 핸들을 돌렸다
    어스름한 다 된 저녁의 낙동강은 수십마리의 왜가리 무리가 모래섬 전체를 점령하여, 멋진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 낙동강이 이렇게 볼만 했던가?

    오래된 습관처럼 월영교와 안동댐을 한바퀴 돌아 안동에서의 마지막 밤을 아쉬움 속에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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