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Chipmunk1 2017. 12. 12. 20:40

?칠월(七月)과 안생(安生)?


  최강 한파 답게 살갗에 닿는 찬 공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임칠월과 이안생의 13세 부터 27세 까지, 14년 동안 얽히고 설킨 인생드라마는 순간순간 매서운 찬바람 보다 더 아프게 다가왔다.

 

"괴로운 삶은 불행한 것이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라고 딸을 위로하는 칠월 어머니의 형이상학적인 위로가 곧 나의 위로가 되었다.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살기에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이다"라고 자위하며 살아왔던 10대 안생의 삶이 내게도 있었기에, 내게 닥친 삶을 원망하기 보다는 수긍하고 즐기려는 안생이 예쁘다 못해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꿈을 꾸고 싶어도 실현시킬 자존감을 끝내 찾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 칠월을 대신해 칠월의 이름으로 "칠월과 안생"이라는 인터넷 소설을 통해, 못다펼쳐본 칠월의 삶을 펼친 안생의 안타까운 마음이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보는 이로 하여금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우리의 삶에 조명되는 거울처럼 잔잔한 잔상과 여운을 남겨주기에 충분했다.

 

과연 나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영화관을 나와 터덜 터덜 관악산 관음사로 향했다.

온세상이 꽁꽁 얼어 붙어, 산길도 더할 나위없이 미끄러웠다.

 .

  관악산 중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손에 잡힐 듯 깨끗하게 다가오고,

늦은 여름부터 몽우리를 만들어온 낙성대의 목련이 곧 꽃망울을 틔울 듯 한껏 부풀어 있었다

 

  낙성대역 근처에서 따뜻한 뒤풀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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