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안동댐 개목나루문화공원의 가을이 초대한 봄 여름 꽃들

Chipmunk1 2024. 11. 12. 04:37

2024. 11. 01.

세월이 하 수상해서 인지, 철쭉이 5월이 되었나, 고개를 쭈뼛거리며 개목나루문화공원 연못가에 아직은 채 지지 않은 수련과 눈맞춤하고, 외로운 왜가리는 강가의 작은 모래섬에 홀로 서서 11월 첫날에 무엇을 할 것인가 골몰하고 있습니다.

한방에서 온몸이 말려서 지사제로 쓰인다는 부처꽃이 한여름부터 나그네만 두어 번 보러 왔을 뿐, 즐겨 찾아오는 이 없어도 마지막으로 나그네를 보고 싶어서인지, 아직도 싱그럽게 활짝 웃으며, 안개 낀 월영교와 무관하게 나그네를 환하게 반깁니다.

오월 하순부터 시월 초순까지 백일홍 보다 오래 개화하는(물론 같은 꽃이 아닌 새로운 꽃으로 이어지지만) 무궁화, 특히 마지막 안동무궁화 한송이는 길었던 여름에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초여름에 찾아왔던 조록싸리꽃이 연못 옆에서 길었던 폭염 속에서  미처 낙화하지 못하고,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있습니다.

꽃은 아니지만, 꽃보다 화려해 보이는 화살나무 단풍이 가을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안동댐 개목나루문화공원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흐릿하게 안개비가 내리는, 짧은 가을의 꽁무니가 잡힐 듯 말 듯 시나브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십일월 첫날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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