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합천 해인사의 가을 풍경

Chipmunk1 2024. 11. 10. 05:04

2824. 11. 03.

합천 해인사(陜川 海印寺)는 불보사찰(佛寶寺刹)인 양산 통도사, 승보사찰(僧寶寺刹)인 순천 송광사와 더불어 법보종찰(法寶宗刹)로서 보물과도 같은 우리나라 삼대 사찰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인사는 일찍이 신라시대에 화엄종의 포교와 번영을 꾀하기 위한 화엄십찰(華嚴十刹)의 하나로 승려가 살면서 불도를 닦는 가람(伽藍)으로 시작되었다 전해오고 있습니다.

화엄종의 근본 경전인 화엄경은 4세기 무렵,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된 대승경전의 최고봉으로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을 줄여서 부르고 있는데, 이 경전에 있는 해인삼매(海印三昧)라는 구절에서 유래된 이름이 바로 해인사라고 합니다.

해인삼매는 있는 그대로의 사바세계를 한없이 깊고 넓은 큰 바다에 비유하여, 거친 파도 곧 중생의 번뇌 망상이 비로소 멈출 때 우주의 온갖 참된 모습이 그대로 바닷물 속에(海) 비치는(印) 경지에 이른다고 가르칩니다.

따라서, 해인삼매는 여실(如實)한 세계가 바로 부처의 깨달음이자 우리 중생의 본래 모습이라는 가르침이니,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해인사는 해동 화엄종의 초조(初祖)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화상과 그의 제자인 이정화상이 신라 애장왕 3년(서기 802년 10월 16일)에 왕실의 도움으로 지금의 해인사 중심이 되고 있는 대적광전(大寂光殿, 연화장세계의 교주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봉안하는 불교건축물로 사진 속 정면모습인 左上과 中央의 측면모습) 자리에 창건하였다 합니다.

해인사의 주산(主山)인 가야산(伽倻山)은 소백산맥의 지맥(支脈)으로 경상남북도에 걸쳐 있으며, 주봉(主峰)인 상왕봉(象王峰)은 일명 우두산(牛頭山)으로도 불리어지고 있는데, 조선팔경(朝鮮八景)의 하나로 꼽히기도 했던 이름난 명산으로서의 명맥을 오롯이 이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고 있는 수다라장과 법보전
수다라장(修多羅藏)의 대장경판(팔만대장경)

해인사는 명실상부한 한국불교의 성지이며,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해인사 장경판전(海印寺 藏經板殿)과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으로 더 알려진 해인사 대장경판(海印寺 大藏經板)등 다수의 국보급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일주문 앞에 전시된 가을의 상징 국화꽃은 단풍과 더불어 해인사의 깊어가는 가을에 멋진 추억을 선물합니다.

가야산 해인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수려하게 솟은 애기단풍나무의 빼어난 모습에서 천년고찰의 찬연한 역사가 겹쳐 보입니다.

해인사 앞자락을 굽이쳐 도는 홍류동(紅류洞)의 계곡은 무릉교에서 시작하여 아름다운 바위와 홍송(紅松)이 장장 십여 리로 이어져 있어 다른 어떤 사찰과 명산에서도 보기 어려운 경관을 지니고 있으니, 사계절 중 울긋불긋한 가을은 더욱더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기에 충분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명산 가야산과 대한민국 불교 성지인 해인사에는 애기단풍나무를 위시한 다양한 낙엽송들이 즐비해, 환상적인 가을을 만끽하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습니다.

대적광전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경내 끝부분의 작은 정원에 옹기종기 피어있는 천일홍을 마지막으로, 깊어가는 가을에 해인사와 작별하며, 국태민안(國泰民安) 속에 태평성대(太平聖代)가 자손만대(子孫萬代)로 이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화려한 애기단풍나무들이 즐비한 성보박물관 앞에서부터 주차장으로 이어진 단풍길은 나그네로 하여금 자꾸만 뒤돌아보게 하니, 해인사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과 갈수록 짧아만지는 가을을 하릴없이 떠나보내야만 하는 안타까움에 무거워진 발걸음은 한량없이 더디게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