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 21.
눈뜨면 나가 걷고
해지면 쉴 곳 찾던
올레꾼 시절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올레길 15(B) 코스가
그림 같다고 느꼈지만
밤바다와 해변불빛이
그렇게 맑고 깨끗한지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연인들이 사랑스럽게 속삭이고
파도가 불빛에 부딪쳐 사라지고
사랑과 낭만이 숨 쉬는지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올레꾼을 졸업하고 오늘처럼
유유자적 밤바다와 함께하니
캄캄한 밤중에도 에메랄드빛
밤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미소가 입고리를
추켜올릴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도로며 길섶에 깔아놓은
작은 전구에서 흘러나오는
형형색색 불빛들이
속세의 탐욕을 비웃는 듯합니다.
어느덧 정갈해지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꽃이 없어도 밤바다가 뿜어내는 봄내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곽지해수욕장에서 시작해서
한담해변산책로를 지나고
애월의 랜드마크인
봄날카페를 찍고
또다시 곽지해수욕장으로 회귀하는
환상적인 봄밤바다 해안산책을 마치며
아쉬움 속에 또 다음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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