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챌린지 21

도산서원의 가을풍경

2024. 10. 29.주차장과 매표소를 지나 안동호를 오른쪽으로 두고 오랜만에 흙길을 걸어봅니다. 어느덧 산 쪽으로는 단풍이 절정을 향해 달리고, 가고 오는 진출입 길의 단풍이 발걸음을 느리게 합니다.도산서원도 울긋불긋 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긴 채, 퇴계 선생 사후에 규모 있는 서원이 세워졌으니, 아마도 퇴계 선생은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을 못 보고 돌아가셨을 테고, 후세들이 퇴계 선생 덕분에 도산서원에서 가을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습니다.살아생전 학동들에게 가르침을 주신 퇴계선생의 친필이 걸려있는 도산서당이 퇴계선생의 세심한 배려와 교육자로서 등굣길에 학동들을 사리문 앞에서 예를 다해 맞아주시고, 하굣길에도 사리문 앞에서 정중하게 예를 다해 비록 어린 학동들이지만, 하대함이 없이 존칭어를 사용하고, ..

여행 이야기 2024.11.17

안동댐 월영교의 가을풍경

2024. 11. 02.안동댐이 지어낸 동양 최대규모의 목조교각 월영교에서 뿜어내는 분수가 만들어낸 무지개가 화창한 가을 오후를 신비롭게 합니다.은행나무가 서쪽 호숫가를 노란띠로 두른 듯 가을에만 허락된 진풍경을 봅니다.동쪽 호숫가의 단풍이 붉은 띠를 만들고, 안동댐 아래 낙강물길공원 가는 길목의 은행나무가 또한 절경을 만듭니다.개목나루터문화공원의 작은 연못에는 여전히 수련이 활짝 웃으며 가을 속으로 빠르게 빠져들게 합니다.물속에서 멋들어지게 유영하고 있어야 할 잉어가 숨을 헐떡이며 임종을 앞둔 듯한 안타까운 모습이, 어쩌면 우리가 처한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라고, 생사의 기로에 서서 긴박하게 퍼포먼스로 우리 모두에게 정신 차리라는 가르침을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연못 속의 또 다른 가족 부들도 열매를..

여행 이야기 2024.11.16

모악산 금산사의 가을풍경

2024. 11. 08.전남 함평에 있는 작은 모악산은 꽃무릇군락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면, 전북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모악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완주군에 속하지만, 산세가 전주와 김제에 길게 뻗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서기 600년에 창건된 모악산의 천년고찰 금산사는 김제시의 행정구역에 속해 있고, 또한 금산사의 상징과도 같은 미륵전(彌勒殿)은 일찍이 1962년도에 국보(제62호)로 지정될 정도로 금산사의 유일한 국보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니, 모악산 하면 금산사, 금산사하면 미륵전이 떠오를 정도일 뿐만 아니라, 천년고찰 금산사에는 미륵전 이외에도 3층 건물 미륵전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5층석탑과 금강문 오른편에 위치한 당간지주등 여섯 개의 보물을 품고 있는 금산사의 가을은 시나브로 깊어만 갑니다..

여행 이야기 2024.11.15

월매집의 가을풍경

2024. 11. 03.광한루 근처 담장너머 춘향이가 뛰던 그네가 보이고, 물레방앗간 뒤 샛노랗게 단풍 든 다산의 상징 은행나무에는 은행이 주렁주렁, 그 옆의 붉게 익어가는 감과 노랗게 익어가는 모과도 주렁주렁 매달린 월매집 마당에도 어느덧 가을이 풍성하게 무르익어갑니다.마당가 연못가에는 가지런히 핀 채로 여름과 가을을 이어준 털부처꽃이 농익어가는 가을풍광을 대변하듯 언젠가 많이 보아왔지 싶은 아련한 추억 속에 자리한 월매집을 잘 꾸며줍니다. 이제는 오랜 기억 속에 가물가물해진, 그러나 가끔 그려보는 어린 시절 나고 자란 시골 고향의 초가집과 대문밖 우물가에서 언제나 분주하시던 어머니에 대한 가슴 뭉클한 향수를 월매집에서 잠시 달래 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4.11.14

봉정사 영산암의 가을풍경

2024. 10. 28.본사(本寺)인 봉정사는 건너뛰더라도 한국의 아름다운 십 대 정원으로 선정될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고풍스러운 영산암을 빠뜨리는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제는 안동의 봉정사를 간다 하면 으레 영산암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그 존재감이 뇌리 속에 깊이 박혀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산암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찾는 이들은 극히 드문 듯, 가끔 조용한 응진전 툇마루에 홀로 걸터앉아 명상하기 좋은 영산암 내부 정원을 바라보노라면, 속세의 온갖 시름이 저절로 사라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머릿속이 복잡한 현대인들의 템플스테이 체험이 날로 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응진전 툇마루에서 우화루 아래 출입문을 통해 보는 영산암의 바깥 정원에는 뜰홍초(칸나)가 만개하여 영국군 근위대가 언젠가 봉정사와 ..

여행 이야기 2024.11.13

안동댐 개목나루문화공원의 가을이 초대한 봄 여름 꽃들

2024. 11. 01.세월이 하 수상해서 인지, 철쭉이 5월이 되었나, 고개를 쭈뼛거리며 개목나루문화공원 연못가에 아직은 채 지지 않은 수련과 눈맞춤하고, 외로운 왜가리는 강가의 작은 모래섬에 홀로 서서 11월 첫날에 무엇을 할 것인가 골몰하고 있습니다.한방에서 온몸이 말려서 지사제로 쓰인다는 부처꽃이 한여름부터 나그네만 두어 번 보러 왔을 뿐, 즐겨 찾아오는 이 없어도 마지막으로 나그네를 보고 싶어서인지, 아직도 싱그럽게 활짝 웃으며, 안개 낀 월영교와 무관하게 나그네를 환하게 반깁니다.오월 하순부터 시월 초순까지 백일홍 보다 오래 개화하는(물론 같은 꽃이 아닌 새로운 꽃으로 이어지지만) 무궁화, 특히 마지막 안동무궁화 한송이는 길었던 여름에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초여름에 찾아왔던 조록싸리꽃이 연못..

여행 이야기 2024.11.12

내장산 우화정 단풍 해돋이

2024. 11. 06.내장산의 랜드마크 우화정의 가을은 둘레길 애기단풍이 일조량에 따라 아침해를 받는 서쪽 우화정 출입 돌다리 좌우의 애기단풍나무는 고운 색으로 붉게 물들었고, 남쪽과 북쪽에 서있는 애기단풍나무들은 아직 열흘 정도는 지나야 붉게 물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서쪽을 제외한 북쪽과 남쪽의 애기단풍만을 놓고 본다면, 우화정 둘레길의 애기단풍은 약 30% 정도 곱게 물든 듯 보입니다. 평소에는 우화정과 케이블카 정류장 앞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했던 것이 시월 십칠일 경부터 십일월 십구일 까지 일반 관람객들 자동차의 내장산 국립공원 출입을 제한한다 하니, 모르긴 몰라도 앞으로 보름 후가 우화정 둘레길의 애기단풍은 절정을 이룰 듯싶기에, 다음 여정이 될지도 모르는 우화정 앞까지 차량 출입이 원..

여행 이야기 2024.11.11

합천 해인사의 가을 풍경

2824. 11. 03.합천 해인사(陜川 海印寺)는 불보사찰(佛寶寺刹)인 양산 통도사, 승보사찰(僧寶寺刹)인 순천 송광사와 더불어 법보종찰(法寶宗刹)로서 보물과도 같은 우리나라 삼대 사찰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인사는 일찍이 신라시대에 화엄종의 포교와 번영을 꾀하기 위한 화엄십찰(華嚴十刹)의 하나로 승려가 살면서 불도를 닦는 가람(伽藍)으로 시작되었다 전해오고 있습니다. 화엄종의 근본 경전인 화엄경은 4세기 무렵,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된 대승경전의 최고봉으로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을 줄여서 부르고 있는데, 이 경전에 있는 해인삼매(海印三昧)라는 구절에서 유래된 이름이 바로 해인사라고 합니다. 해인삼매는 있는 그대로의 사바세계를 한없이 깊고 넓은 큰 바다에 비유하여, 거친 파도..

여행 이야기 2024.11.10

내장산 국립공원 단풍 현황

2024. 11. 06.지난겨울 폭설로 인한 차량 통제로 국립공원 밖에 주차하고, 국립공원을 걸어서 통과한 이래로 올 들어 지난 10월 16일에 자동차를 타고 공원에 들어간 이래로, 단풍 축제 기간이라 10월 17일부터 11월 19일까지 일반 관람객 차량은 공원 밖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공원 입구를 통과하여 다리를 건너자마자 계곡 산책로 입구에는 제법 빨갛게 물든 애기단풍나무들이 환영의 손짓을 하는 듯합니다.입구에서 가까운 계곡과 주변 공원에는 붉게 물든 애기단풍뿐만 아니라, 각종 낙엽수들이 울긋불긋 보기 좋게 물들어 가을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그러나, 단풍 구경은 계곡 산책로 초입 부분이 전부였지 싶습니다.계곡산책로를 조금 지나치니, 낙엽수의 떨어진 잔해들이 계곡을 채우고 있었지만, 애기단풍잎은 ..

여행 이야기 2024.11.09

병산서원의 가을풍경

2024. 10. 30.변변한 단풍나무 한그루 서있지 않은 병산서원에도 말라비틀어진 채로 마치 분리불안증이 있는 어린아이처럼 힘겹게 매달려있는 나뭇잎과 파랗고 높은 하늘이 내려주는 따스한 가을볕이 가을이라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시나브로 가을의 정취가 겹겹이 쌓이고 있습니다.교장실, 교무실과 더불어 강당 격인 입교당이 있는 병산서원 현판이 걸려있는 본관건물과 국가지정문화재(보물)인 만대루와 기숙사 서재와 동재 앞의 배롱나무 홍매와 청매 그리고 무궁화나무 까지도 가을의 스산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병산서원 중심에도 가을이 깊어만 갑니다.병산서원의 랜드마크가 되어버린 400살을 훌쩍 넘긴 배롱나무 여섯 그루가 여전히 존덕사 주변을 지키면서 돌아오는 지난여름의 기록적인 불볕더위 속에서도 활짝 피었던, 그러나 이제..

여행 이야기 2024.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