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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해안산책로의 겨울풍경

2024. 12. 19. '곽금올레길'이라고도 부르는 한담해안산책로는 애월 출신의 장한철 선생이 지금으로부터 250여 년 전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육지로 가다가 풍랑을 만나 일본의 오키나와에 표류했다가 천신만고 끝에 한양에 도착해 과거시험을 치르고, 과거에 급제하여 금의환향하는 파란만장한 표류기를 기록한 표해록과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평생 공직자로서의 명망을 높이 쌓은 선생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애월 주민들에 의해 애월항에서 곽지과물해변까지 해안을 따라 조성한 산책로입니다. 아울러, 주변 경관과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루고 있고, 특히 봄이면 유채꽃이 아름다운 운치 있는 이 길은 올레길에도 편입되어 올레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기존의 지루했던 올레길 15코스의 대안으로 15(B)로 명명하여 누..

제주도 이야기 2025.01.05

곽지해수욕장의 겨울풍경

2024. 12. 19.곽지해수욕장의 명물 과물노천탕(물이 빠지면 해수욕장에서 차가운 용천수가 솟아나고, 돌담으로 둘러싸인 이 샘물은 몸을 씻는 것은 물론 식수로도 이용됨) 뒤편으로 뾰족 뾰족 솟아난 갯바위를 때리고 부서지는 하얀 파도에 응어리진 가슴을 내어줍니다.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1565, 시외버스로 서귀포시에서 2시간, 제주시내에서 50분 거리에 위치한 곽지해수욕장은 올레길 15(B)에 포함된 나그네가 즐겨 찾는 제주의 명소입니다.올레길을 걷던 시절, 종일 올레길 위에서 지친 나그네에게 휴식을 주었던 마레보 비치 호텔과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뷔페가 가끔 생각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겨준 곽지해수욕장은 제주도에 소재한 해수욕장 중 주차료를 징수하는 거의 유일한 해수욕장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그럼에도..

제주도 이야기 2025.01.04

금능해변의 겨울풍경

2024. 12. 19바람의 섬 제주에서도 바람이 세기로는 두 번째 가라면 서운해할 정도로, 길가의 야자수가 꺾이기 직전의 올레길을 지나던 금능해변의 겨울은 여전히 강풍 속에서 스산하기만 합니다.어느덧, 금능해변의 상징물이 되어버린 현무암 조각상들이 맑고 푸른 금능해변에 제법 잘 어울립니다.무슨 이유에선지 여느 해수욕장에 뒤지지 않는 넓고 아름다운 금능해수욕장이 아직 까지도 협재해수욕장의 뒷전인 까닭은, 아마도 거친 파도와 광활한 해변이 협재해수욕장에 견줘, 아늑함이 조금 덜 하지 않을까 하는 궁색한 변명거리를 찾아봅니다.금능해변과 협재해변을 이어주는 이국적인 야자수숲을 경계로 낭만적인 해변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심하게 걷고 있는 커플의 오래된 부부 같은 모습에서 같이 있어도 외로움을 타는 현대인의 ..

제주도 이야기 2025.01.03

협재해변의 겨울풍경

2024. 12. 19.청정 바다 위에 떠있는 그림 같은 비양도와 사시사철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야자나무숲으로 상징되는 협재해수욕장은 여전히 맑고 깨끗한 자태로 겨울 속에 있습니다.속세의 온갖 소음을 파도소리에 묻고, 속세의 온갖 불의들을 파도에 실어 보내 다시는 이 땅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영원히 떠나보내고 싶습니다.겨울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세월이 하 수상해서 그런 건지 모래유실을 방지하려는 노력 때문인지, 사시사철 인산인해로 북적이던 해변은 썰렁하기 그지없습니다. 쪽빛 바다 위에 그림처럼 외로이 홀로 떠 있는 비양도는 백척간두에 위태롭게 서 있는 이 나라 운명을 알고는 있을까요?티끌만큼의 거짓도 없이 투명하게 속을 내보이며, 비양도를 왕복하는 하얀 파도가 속세의 온갖 거짓과 탐욕과 불의 까지도 ..

제주도 이야기 2025.01.02

월령포구의 겨울풍경

2024. 12. 19.제주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최대(백년초라 잘못 불려지고 있는 선인장) 해안선인장의 자생군락지인 월령리 월령포구는 현무암이 가득한 해안이 온통, 멕시코가 원산지임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어떤 경로로 들여왔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북제주 월령리의 값진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따지고 보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보목동 일대의 왕선인장이 백년초(百年草)인데, 어찌하여 오늘날 해안선인장 (손바닥선인장)을 백년초라 부르는지 그 유래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흔히들 그렇게 잘못 인식하고 있습니다.뉴스 매체나 SNS에서 조차도 통상 백년초를 선인장의 열매로 잘못 알고 있지만, 백년초는 '선인장의 하나'라고 사전에도 명기하고 있듯이, 당당히 독립된 식물로서 왕선..

제주도 이야기 2025.01.01

동백포레스트와 설산(雪山)

2024. 12. 19.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1761번지, 한라산 백록담 남벽에 하얀 눈이 동백꽃과 가장 잘 어울리는 동백포레스트에서 재작년 겨울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동백꽃 계곡의 그림 같은 설산(雪山) 한라(漢拏)를 만납니다.눈에 쌓인 동백꽃을 이번 겨울에도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구름 한 점 없는 겨울 하늘 아래 동백꽃 계곡 사이로 나타나는 신령스러운 설산 한라를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세상에는 이미 충분히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안분지족 못하고, 추상과도 같이 하늘이 내리고 국민이 부여한 엄중한 직분에 어울리지 않게 부화뇌동하여 세상을 어지럽히고도 반성은커녕 마지막을 역사에 추하게 기록되게 하고 있는 목불인견도 있으나, 범부 나그네는 이번 겨울은 동백꽃 계곡에서 설산 한라를 보고, 눈 덮인..

제주도 이야기 2024.12.31

신비로운 소천지의 겨울풍경

2024. 12. 19.겨울 아침해가 여덟 시 반을 향해 가는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보목포구와 섶섬 사이에서 장엄하게 떠오르고 있는 숨 막힐 듯한 퍼포먼스를 차가운 해풍이 불어오는 소천지 갯바위 위에 올라서서 목도하면서 눈 덮인 한라산 백록담 남벽이 소천지 위에 데칼코마니를 만들어 주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멀리 산방산 아래 화순의 금모래해변을 가리고 있는 대평포구의 박수기정이 한눈에 들어오니, 박수기정의 오른쪽 뒤편에 있는 안덕계곡이 눈에 선합니다.오늘따라 또렷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눈 덮인 한라산 백록담 남벽을 바라보며, 사흘 전 눈이 무릎 위까지 푹푹 빠지던, 그래서 걷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윗세오름에서 남벽 가는 길을 오십여 미터 진행하다가 혹여 계곡을 내려가다 눈에 파묻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포..

제주도 이야기 2024.12.30

소낭머리 해돋이

2024. 12. 19.여름 보다 2시간 여 늦게 아침을 시작하는 겨울의 아침과 여름 보다 2시간 여 일찍 시작되는 겨울의 밤은, 여름 보다 4시간 여 낮의 길이가 짧은 아쉬운 겨울여행으로 귀착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 여행은 나흘 만에 하늘이 허락한 해돋이를 맞기 위해 새벽 여섯 시에 영업을 시작하는 외돌개 앞 해장국 전문식당에 첫 손님으로 들어가 소고기해장국 한 그릇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여명이 시작되는 서귀포 송산동의 소낭머리 전망대에 서서 새소리 바람소리와 더불어 보목포구 앞 섶섬을 넘어 올 아침해를 무념무상 기다리는 가슴 벅찬 기다림의 미학과 함께합니다.한 시간여 기다림 끝에 성산일출봉을 지나 섶섬 꼭대기 오른쪽 움푹 파인 능선을 타고 넘어오는 붉은 기운이 조금씩 둥근 해의 형태를 ..

제주도 이야기 2024.12.29

중문색달해변의 겨울풍경

2024. 12. 18.열대지방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는 중문색달해수욕장은 해변의 모래들이 흑색·백색·적색· 회색을 띠고 있고, 활처럼 굽은 모래사장과 ‘진모살 ’로 불리는 모래가 특히 볼만한데, 네 가지 색을 띤 모래와 제주도 특유의 검은 돌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중문색달해변(해수욕장)은 또한 사철 서핑을 즐기는 서핑의 성지로도 유명한 해변입니다.또한, 중문색달해변은 올레길 8코스를 걷던 아련한 추억이 함께하는 곳이기도 합니다.갑자기 쌀쌀해진 기온 때문인지, 해변은 비교적 한산하고, 검은 구름 틈 사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태양의 강렬한 빛줄기가 겨울바다를 아름답게 꾸며줍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맨발로 파도를 따라 깔깔 웃으며, 스마트폰을 모래밭에 세워놓고 동영상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바다..

제주도 이야기 2024.12.28

카멜리아힐의 겨울풍경

2024. 12. 18.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병악로 166에 소재한 카멜리아힐을 500여 미터 남겨놓고, 왕복 2차선 도로변 노지에 야리야리한 봄의 꽃 수선화가 거친 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활짝 웃고 있습니다.가던 길을 멈추고, 반갑게 수선화와 눈인사를 나눕니다.잠시 후, 자동차가 빼곡히 주차된 주차장에 겨우 주차를 하고, 매표소를 지나 카멜리아 입구로 향합니다.기대했던 만큼 많은 동백꽃은 아니었지만, 물이 담긴 돌그릇 위의 각종 동백꽃이 반갑게 맞아줍니다.겨울이 깊어갈수록 동백꽃은 돌그릇에 가득가득 쌓이겠지요.동백나무 아래 통통하게 살이 오른 멧비둘기가 땅에 떨어진 동백꽃잎과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본격적으로 동백꽃 정원에 발을 디딥니다. 여느 동백꽃과는 달리 송이째 낙화하지 않고 한 잎 한 잎 ..

제주도 이야기 202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