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개월이 훌쩍 지났고, 그 사이 지난 12월에는 중부지역인 다낭을 위시해서 호이안과 후에를 거쳐 하노이에서 마무리되는 베트남 여행이 이어졌지만, 뭔가 마무리 안된 여행이 있는듯 싶어 되짚어보니, 작년 10월에 있었던 하노이와 닌빈, 그리고 북쪽의 사파지역 여행에 대한 에필로그가 빠져있었다.
직업병 인듯 싶기도하고, 뭔가 마무리하는 절차가 없이는 마무리가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드는것은 오랜시간 동안 결산을 통해 한해 한해 삼십여년을 마감해온 몸에 밴 습관이니 어찌하랴.ㅠ.ㅠ
그래서, 기억을 되살려 삼개월 전의 하노이와 닌빈과 사파로의 추억여행을 떠나보려한다.
호치민과 나트랑에 이어 세번째 찾은 베트남의 수도이자 북부베트남의 중심이기도 한 하노이는, 월남의 수도였던 호치민(옛 지명은 사이공)과 쌍벽을 이루는 베트남의 대도시 답게, 활력이 넘치는 베트남의 심장과도 같은 도시이다.
더우기, 하노이는 베트남 북부 홍 강 서쪽 기슭, 송코이 강 오른편에 있어,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했던 곳으로, 정복자들에 의해 종종 정치의 중심지로 삼아졌고, 11세기 리 왕조 초대 통치자에 의해 수도로 정해졌으며, 20세기에는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수도였었다.
1976년에는 통일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로도 거듭나면서, 도로, 철도, 항공 등이 정비되어 있어 베트남의 교통 중심지로 일컬어지고 있다.
잦은 침략과 내란으로 사적과 궁전의 대다수는 파괴되었지만, 코로아의 성채, 공자의 유교 서원, 모트코트 탑 등의 명승지가 남아있는 명실상부한 베트남의 중심지가 바로 하노이다.
우리도 그랬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렀듯이 소위 개발도상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농촌인구의 대도시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베트남도 예외는 아닌듯 하노이는 셀수 없이 많은 오토바이와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생동감 넘치고 가능성 많은 젊은 도시로 기억된다.
2004년 이후 하노이는 주변 지역을 편입하여 경계가 확대되었고, 도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인구도 천만을 육박하는 거대도시가 되어가고 있지만, 근로자 평균 소득이 월 $200를 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80년대 중반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어 다소 우리와는 격차가 있어 보인다.
물론,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약 93km 떨어진 닌빈의 경우는 육체근로자의 하루 일당이 십만동(5천원)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하노이에서 약 350km 북서쪽에 위치한 해발 1,500m 고지에 있는 사파는 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어, 대부분 아낙들이 경제활동을 주로하고 남편들이 살림과 육아를 전담하는 사례가 빈번한 곳이 바로 이곳 베트남이다.
그 중에서도 사파의 대표적인 소수민족인 몽족들이 모여 사는 산속 마을 캇캇과 라오차이는 그 정도가 심하다. 조혼 풍습으로 인해 40대 초반에 손주를 보기 때문에, 정상적인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 조차도 박탈 당한채로, 스물도 안되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어 가난을 되물림하고 있는 모습이 오래전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부모들 세대가 그랬듯이, 자식교육에 열의를보이는 베트남의 미래는, 1억명에 육박하는 인적자원과 더불어 매우 밝으리라 전망된다.
미국과 북한의 제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확정된 베트남, 하노이가 될지 다낭이 될지는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참혹했던 월남전의 화해와 상징성만 놓고 보자면, 미군과 치열하게 교전했던 다낭이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베트남 사람들의 가시지 않은 전쟁의 상흔을 고려한다면, 다낭 보다는 하노이가 더 나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는대로 베트남 곳곳을 여행하면서 좀더 베트남을 알아가노라면, 뭔가 좋은 일도 생길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해 보면서, 나의 게으름에 미뤄졌던, 작년 시월(11~20)의 하노이/닌빈/사파여행을 간략하게 하나의 영상으로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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