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나온 올레 20, 21, 1코스

Chipmunk1 2017. 5. 22. 23:00

2017.5. 22(월)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걸었다.


 

   다 내려놓았다고 입으로는 녹음기처럼 반복해서 재생했었지만, 김녕성세기해변을 지나 환해장성을 빠져 나오면서 뭔가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다 내려놓지 못하고, 가슴 깊은 곳에 숨겨놓았던 무거운 짐을 한꺼번에 내려놓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그런지, 보이지 않던 해변 바위 위에 이름모를 들꽃들이 마치 누군가가 정성들여 꾸며놓은 정원으로 보였다.


 

   아직 함덕해변 보다는 못하지만, 월정리는 이미 젊은 열기로 가득했다. 해변에 오래 자리잡고 앉아 있으면 청춘들로 부터 눈치없다고 레이저를 맞을까봐 오래 머물수가 없었다.


 

   눈을 뗄수 없을 정도로 강한, 때이른 여름 바다의 유혹은 월정리를 지나 종달마당까지 계속되다가 알오름에서 잠시 멈춰 알오름 정상의 한반도 언덕 너머로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손에 잡힐듯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뒷자락 멀리서는 언제나 한라산이 있었다.


 

   그리고, 광치기해변을 5km 남겨두고 제주에서 마지막 밤이 찾아왔다.


   그러나, 때이른 여름 해변의 유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