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17 (일)
참! 애를 쓴 하루였다.
이 모든게 날씨가 너무 화창했던 탓으로 돌리기엔, 길위에서 열세시간여, 순수 걸은 시간 약 10시간..........
너무 빡쎄게 걸은것도 아닌데, 충분히 쉬고 걷고를 반복했는데, 18(19km),19(19.1km)코스를 하루에 걷고 말았다. 간세에게 혼날 일이다.
일찌감치 18코스를 시작한지 30여분 동문시장앞에서 홍콩서 여행온 아가씨들에게 호텔까지 길안내를 하고, 제주항여객연안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해장국집에서 공기밥이 무제한인 해장국을 한그릇 먹고 힘을내서 사라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사라봉을 내려오니, 삼양검은모래 해변에서 때이른 피서를 즐기는 해수욕객들이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무리들과 함께 일찍 찾아온 초여름의 제주 바다를 한껏 즐기고 있었다.
삼양검은모레 해변을 아쉬움속에 지나치니, 조천해안가의 황금빛으로 물든 청보리와 해송과 바다가 삼박자가 되어 가히 명품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18코스의 종점인 만세동산에서 잠시나마, 조국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산화한 영령들을 생각하며 숙연한 마음으로 19코스를 시작했다.
구름 한점 없는 깨끗한 하늘을 본지가 언제인지, 한참을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청정 제주의 공기를 폐부 깊속히 들이 마셨다.
한참을 잊고 사색에 잠겨 해안을 따라 걸으니, 어느덧 옥빛 바다가 펼쳐진 함덕해수욕장에 다달았다. 이곳은 이미 한여름 축제를 방불케 하는 피서객들의 환호성으로 활기가 넘쳤다.
아기말의 털을 혀로 자상하게 정리해 주고있던, 서우봉 초입에서 멋진 자태를 뽑내고 있는 말 모자가 세상에서 제일 멋져보였다.
서부역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열시간, 그리고 배표 끊고 열시간 기다리다 11시간 배를 타고 제주에 처음 와서 제일 먼저 텐트를 세웠던 곳이 바로 함덕해수욕장인데, 36년전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구경거리가 너무 많았던 함덕해수욕장과 서우봉에서 내려다 본 함덕해변의 절경에 흠뻑 취해, 조금 바삐 서우봉을 넘어 중간 스탬프가 있는 동북마을 운동장을 지나 어둑어둑해진 곶자왈을 가슴조리며 지나서 김녕포구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뉘엿뉘엿 저 멀리 서우봉 자락을 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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