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년에 두세번 교회에 간다.
크리스마스이브와 송구영신을 위한 날, 그리고 부활절......
그래서 오늘은 사랑하는 후배가 장로로 있는 백운호수에 있는 신축교회에 새교회 구경도 할겸, 겸사겸사 가기로 했다.
어제 저녁에 오랜만에 형제같은 후배들과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각기 다른 교회의 장로와 안수집사로 믿음이 단단한 후배 둘이 부활절 이야기로 화제를 옮겼다.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중인 후배 부인이 부활절과 계란의 상관관계에 의문을 던지면서, 조금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예수님의 부활을 기리는 의미만을 부여한다면, 계란은 새로운 탄생을 의미 하기에 부활과는 다소 동떨어져 보인다.
물론, 예수가 흘린 피를 상징하기 위해서 계란 껍질에 빨간색을 칠한다는 얘기도 있고, 다산을 의미한다고도 하고, 십자군 전쟁에 나간 남편이 그리워서 삶은 계란에 글을 써서 이웃과 나눈것이 유래가 되었다는 등등의 여러가지 설이 있다.
어찌보면, 다섯개의 떡과 두마리의 물고기로 오천명을 먹이는 기적(五餠二魚)을 이뤘다는 예수님의 사랑을 기리는 의미로 이웃과 나눔의 의미로 계란을 부활절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를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불리는 축제이며, 동양의 설 명절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서양의 최대 명절(Easter Holiday)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활절의 기원은 그리스도교가 시작된 시기까지 소급해 볼 수 있는데, 초기에는 유대인들의 절기였던 유월절과 함께 기념되었기 때문에 라틴어와 그리스의 명칭은 유월절이라는 의미를 중의적으로 띠고 있다고 한다.
영어명 'Easter'의 기원은 게르만족의 신화에 나오는 에오스테라는 여신에서 비롯되었다 하는데, 역시 독일의 봄철 절기에 맞추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과 같은 부활절은 제1회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춘분 후 최초의 만월 다음에 오는 첫째 일요일이며, 보통 3월 22일부터 4월 26일 사이에 해당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작년 여름에 스위스에서 신기하게 보았었던, 먹기 조차 아까웠던 형형색색의 예쁜 삶은 계란이 떠오른다.
오랜시간 기독교 문화의 상징 중의 하나로 자리잡아 온 부활절은 손에 묻어나지 않게 계란에 도색하는 그들만의 페인팅 기술을 발달시켜, 예술로 승화시킨 계란 페인팅은 과거 고단했던 그들의 삶에서 나눔이라는 부활절 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유추해본다.
물론, 계란 페인팅 기술의 발달은 일찍이 낙농업이 주종을 이루었던 그들에게 오늘날 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또 하나의 독특한 관광자원이 된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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