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4월을 보내는 일요 아침 나의 단상

Chipmunk1 2019. 4. 28. 06:05

 

사월은 엘리엇의 시 황무지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게는 잔인한 사월로 기억되고 있다.

 

59년전 4•19혁명,

5년전 세월호사건,

그리고 2019년 대형산불.

 

그래서,

길가의 연산홍이 올해는 저리도 짙었나 보다.

 

삼라만상이 봄꽃의 향기에 취해 있을때

누군가는 지난 시간의 아픔에 꽃이 피는게 서러웠겠고

누군가는 다 타버린 집과 세간살이를 망연자실히 바라봤으리라.

 

이렇게 별탈없이 살아있음이 기적과도 같은 세상.

 

그 모든 아픔을 어루 만지기라도 하려는 듯

아니면 아픈 기억들을 깨끗하게 씻어 내려는 듯

사월은 막바지에 비가 추적추적 지리하게 내렸고

미세먼지도 한동안 잊고 살았다.

 

다가올 오월은 더 큰 아픈 기억들이 되살아 나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상처를 들 쑤시는 시행착오가 멈춰졌으면 싶다.

 

그저 싱그러운 봄의 마지막 기운이

사뿐사뿐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