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02.
안동댐이 지어낸 동양 최대규모의 목조교각 월영교에서 뿜어내는 분수가 만들어낸 무지개가 화창한 가을 오후를 신비롭게 합니다.
은행나무가 서쪽 호숫가를 노란띠로 두른 듯 가을에만 허락된 진풍경을 봅니다.
동쪽 호숫가의 단풍이 붉은 띠를 만들고, 안동댐 아래 낙강물길공원 가는 길목의 은행나무가 또한 절경을 만듭니다.
개목나루터문화공원의 작은 연못에는 여전히 수련이 활짝 웃으며 가을 속으로 빠르게 빠져들게 합니다.
물속에서 멋들어지게 유영하고 있어야 할 잉어가 숨을 헐떡이며 임종을 앞둔 듯한 안타까운 모습이, 어쩌면 우리가 처한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라고, 생사의 기로에 서서 긴박하게 퍼포먼스로 우리 모두에게 정신 차리라는 가르침을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못 속의 또 다른 가족 부들도 열매를 맺기 시작하니, 연못에도 가을이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습니다.
월영공원의 다양한 단풍들이 울긋불긋 가을의 최정점에서 서서히 내리막길로 내려갈 준비를 끝내고, 은행잎도 빠르게 낙엽이 되어 쌓여 공원과 데크길 위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개목나루터 벚나무 단풍이 하나둘 바람에 흩날리다 물 위에 떨어져 호수를 떠다니고, 잎이 떨어진 빈 공간 사이로 보이는 서쪽 호숫가의 노란 은행나무잎이 월영교의 그림 같은 가을을 대표라도 하려는 듯 붉은 벚나무잎과 콜라보를 이루며, 하나둘 하릴없이 잎을 떨구기 시작하니, 월영교의 가을은 시나브로 깊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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