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08.
전남 함평에 있는 작은 모악산은 꽃무릇군락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면, 전북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모악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완주군에 속하지만, 산세가 전주와 김제에 길게 뻗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서기 600년에 창건된 모악산의 천년고찰 금산사는 김제시의 행정구역에 속해 있고, 또한 금산사의 상징과도 같은 미륵전(彌勒殿)은 일찍이 1962년도에 국보(제62호)로 지정될 정도로 금산사의 유일한 국보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니, 모악산 하면 금산사, 금산사하면 미륵전이 떠오를 정도일 뿐만 아니라, 천년고찰 금산사에는 미륵전 이외에도 3층 건물 미륵전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5층석탑과 금강문 오른편에 위치한 당간지주등 여섯 개의 보물을 품고 있는 금산사의 가을은 시나브로 깊어만 갑니다.
가을이 오는가 했더니, 떠나가는 듯한 금산사의 일주문을 지나 계곡을 이어주는 해탈교를 건너면 천왕문과 금강문이 대웅전과 미륵전을 지키며 시나브로 어느새 농익어가는 가을을 한껏 품고 있고, 하늘은 청명하기 이를 데 없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선보이는 금산사에서 금산사 다운 아름다운 가을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금산사 경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너른 뜰에 호젓하게 서있는 자그마한 감나무에는 가을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대웅전과 미륵전과 5층석탑과 더불어 멋진 콜라보를 연출하는 금산사에서만 볼 수 있는 금산사 다운 가을풍경이 하나둘 낙엽이 되고 있는 고운 단풍잎 작은 감나무 가지 사이사이에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해탈교를 건너 오른쪽 모악산 등산로 초입의 단풍터널은 예년보다는 조금 늦게 붉어지기 시작하고 있지만, 금산사의 가을을 대변하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멋들어진 단풍터널 또한 금산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가을수채화가 한껏 담겨 있는 사진틀과 같은 가을이 그곳에 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기 직전 일주문과 계곡 사이에 잔디 광장을 에워싼 침엽수와 낙엽수에서 떨어진 황금빛 낙엽들이 이리저리 나 뒹글고, 가을 하늘 아래 모악산을 배경으로 한 단풍의 향연이 이제 막 열리려 하고 있는 금산사 초입의 가을풍경은 금산사하면 떠오르는 금산사에서만 볼 수 있는 금산사의 또 다른 수려한 가을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조금은 아쉬운 금산사의 가을은 금산사 매표소 앞의 커다란 애기단풍나무가 말끔하게 해소시켜 주기에 충분합니다.
가을 내내 늦가을까지 저 단풍잎들이 하나둘 떨어져 쌓이고 쌓이면 빨간 단풍 양탄자가 되어, 어느샌가 그 위에 누워, 떠나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은 사색의 시간과 공간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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