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9.

주차장과 매표소를 지나 안동호를 오른쪽으로 두고 오랜만에 흙길을 걸어봅니다.
어느덧 산 쪽으로는 단풍이 절정을 향해 달리고, 가고 오는 진출입 길의 단풍이 발걸음을 느리게 합니다.

도산서원도 울긋불긋 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긴 채, 퇴계 선생 사후에 규모 있는 서원이 세워졌으니, 아마도 퇴계 선생은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을 못 보고 돌아가셨을 테고, 후세들이 퇴계 선생 덕분에 도산서원에서 가을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살아생전 학동들에게 가르침을 주신 퇴계선생의 친필이 걸려있는 도산서당이 퇴계선생의 세심한 배려와 교육자로서 등굣길에 학동들을 사리문 앞에서 예를 다해 맞아주시고, 하굣길에도 사리문 앞에서 정중하게 예를 다해 비록 어린 학동들이지만, 하대함이 없이 존칭어를 사용하고, 허리 숙여 배웅하는 참교육자로서의 본보기를 손수 보여주셨다는 일화는 오늘날 부끄러운 교육자들이나 막말하는 위정자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퇴계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 상덕사에는 오늘따라 체험학습 온 단체에서 격식에 맞는 예복을 입고 독차지하는 바람에 가까이 가보지는 못했지만, 상덕사 왼쪽 산등성이에 서 있는 커다란 감나무에 감잎은 이미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에는 감이 주렁주렁 풍성하게 매달려 있는 까닭은 퇴계선생의 높은 학식과 품격 높은 인성이 감나무에게도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하는 나그네의 뇌피셜을 가동해 보면서 깊어가는 도산서원의 짧은 가을을 한껏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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