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1.
땅이 기름지지 않아도 메밀은 예쁜 꽃을 피웁니다.
잠깐 쉬는 땅에 경작하기 용이한 작물이 또한 메밀이지요.
농사를 해본 적이 없는 아버지도 개발지 빈 땅에 메밀 씨를 뿌려 풍작을 이뤘던 적이 있을 정도로 메밀은 까다롭지도 병약하지도 않습니다.
어떠한 작물도 자라기 힘들어 보이는 부안 줄포만 노을빛 정원 너른 빈 땅에 메밀이 예쁘게 꽃을 피웠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저 푸르고 하얀 잡풀들이 가득한 들판과도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흰색과 옅은 분홍빛이 조화롭게 섞인 메밀꽃들이 앙증맞게 아름답습니다.
메밀꽃밭 저 멀리 줄포만 갯벌 쪽에서 분홍색 핑크뮬리가 메밀꽃과 앙상블을 이루며 자칫 칙칙할 수 있는 갯벌 습지옆 간척지 부안 줄포만 노을빛 정원의 가을을 풍요롭게 꾸며줍니다.
어찌 보면,
오늘날에는 메밀국수니 전병이니 냉면이니 별미와 건강식으로 즐기는 식품의 반열에 오른 메밀이지만, 척박한 땅에서도 수확이 가능한 구황 작물로서 어렵던 시절 민초들의 애환과 설움을 대변하는 작물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은 메밀이 우리에게 배곯던 시절의 구황 작물이 아닌 별미 건강식으로 영원히 남기를 소망해 봅니다.
더 이상은 소련과 이스라엘의 푸틴과 네타냐후 같이 자신의 안위와 장기집권 같은 사사로운 탐욕을 위해 전쟁을 이용하는 전쟁 미치광이들이 이 땅 위에는 존재하지 않기를, 끔찍한 전쟁의 화마 속으로 민초들을 밀어 넣는 위정자가 이 땅 위에는 없기를 소망하며, 메밀꽃이 다 피고 질 무렵에, 우리 자손만대 민초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직하고 정의롭고 정정당당(正正堂堂)하게 태평성대를 구가시켜줄 수 있는 충직하고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어버이와도 같은 위정자들이 줄을 잇기를, 대한민국의 허파와도 같은 인류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들의 원천이 되는 사라져 가는 갯벌을 지키기 위해 조성된 부안 줄포만 노을빛 정원의 메밀꽃밭 앞에서 다시금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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