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02.
정확히 표현하자면 내장사 경내 주변에
누가 봐주든 말든 당당하게 수술 일곱 개
여섯 장 일곱 장의 꽃잎에 붉은 사파이어
박혀있어 별꽃보다 화려하고 우아하다
때가 되어 노란 수술이 검붉게 익어가면
은하수라는 꽃말에 걸맞게 작은 우주가
태양 같은 암술을 중심으로 수술이 돋고
필요한 만큼의 꽃잎을 자유롭게 열었다
별꽃보다 못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지
줄기마다 한 송이씩 꽃이 피어 다섯 장인
개별꽃잎 보다 많아서 큰개별꽃이라고
이름 지어진 것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꽃잎에 박힌 붉은 사파이어와 수술들이
검붉게 익어가면 봄이 절정에 달하듯이
이 땅에도 기어코 절정의 봄이 오려나 봄
이리보고 저리 봐도 촘촘하게 줄기마다
서너 송이 피어있는 앙증맞은 별꽃보다
우아함과 아름다움이 별꽃 중의 별꽃인
큰개별꽃들이 내장사 주변에 머물듯이
작지만 위대한 평화의 봄이 우리 곁에서
오래오래 머물러주기를 학수고대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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