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틀 무렵 백양사 일주문으로 가는 길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한 벚꽃 터널을 지나
상큼한 새벽 공기 가르며 사월을 달린다
언제나처럼 청운정 앞 작은 연못을 찾아
겨우내 보이지 않던 비단잉어가 보이니
백양사 청운당 연못에도 봄이 왔나 보다
여름엔 붉은 인동초꽃이 봄엔 서향꽃이
짙은 향기를 내뿜는 청운정 작은 연못은
사시사철 각양각색 화초들로 가득하고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겨울을 제외하곤
언제나 연못 속에서 아름답게 유영하는
비단잉어 떼가 화려한 퍼포먼스를 한다
3末 4初 축제일이 무색해진 고불매는
삼월내내 잦은 봄비와 변덕스런 날씨에
예년보다 조금 일찍왔다 조금 일찍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학봉의 봄기운에
경내 뜰에는 봄꽃들이 개화를 앞다투고
팔층석탑은 연등행사 준비에 분주하다
석달전 제주에 만개했던 겨울꽃 동백은
겨우내 만들어놓은 꽃몽우리를 열면서
봄꽃 동백으로 거듭나려 안간힘을 쓴다
천년고찰 백양사의 랜드마크 쌍계루가
백학봉을 등에 업고 약수천에 반영되니
파릇파릇 봄내음이 백암산을 에워싼다
포토존에서 아련하게 보이는 백학봉 아래
약수천이 계곡을 따라 무심코 흘러내리다
지친 몸을 잠시 쉬려 작은 호수 이뤄냈다
약수천이 모여 만든 일광정 작은호수가
아침해를 가둬놓고 만든 데칼코마니에
계절시계를 잠시 멈추고 명상에 잠긴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오늘같은 사월봄날
앞으로도 주구장천 이어지길 바라보니
백양사 표지석 너머로 사월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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