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제주여행 첫날 에필로그

Chipmunk1 2023. 10. 30. 23:36

지난 6월 이래로 오랜만에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환상적인 날씨에 감사하며 구름 위를 날고  싶었는데, 한반도가 깨끗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눈 깜짝할 새에 시화방조제를 지나고 새만금 방조제, 그리고 고군산군도를 지나나 했더니, 남해의 통영과 거제도를 지나 착륙 안내 방송이 끝날즈음 추자도를 지나 한라산을 보나 했지만, 영산 한라산은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로 우도와 성산일출봉을 비켜서 제주공항 활주로에 안전하게 착륙합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잰걸음으로 렌터카 셔틀버스를 타고, 예약했던 자동차를 인수받고, 동영상을 비롯한 운행전 자동차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연료 게이지도 촬영한 후 늦은 점심식사를 하러 40여분 달립니다.

토종닭 마을로 유명한 교래리의 교래손칼국수 집에서 닭칼국수를 주문합니다.

참고로, "많이"라고 옵션을 붙이면, 추가 비용 없이 곱빼기로 먹을 수 있습니다만, 입맛이 변했는지, 지난 6월부터 칼국수 맛이 여태껏 먹던 그 맛이 아닌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인근에 있는 교래자연휴양림에 있는 전통찻집에서 진한 대추차를 한잔 하며 소확행을 즐깁니다.

작년부터 한잔에 4천 원하는 대추차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카페 사장님께 가격을 조금 인상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농담 같은 진심을 전하고 해바라기를 보러 떠납니다.

작년 11월 중순에도 만발했던 해바라기가 올해는 시월을 하루 남기고 왔건만, 몇 그루 남지 않은 해바라기와 서너 종의 꽃들로 위안을 삼고, 유채꽃 플라자로 떠납니다.

녹산로를 지나 쫄븐갑마장길의 초입에 있는 유채꽃플라자를  거쳐 큰사슴이오름(大鹿山) 주변을 뒤덮은 억새밭에서 한동안 머물렀습니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한라산을 타고 내려오는 태양의 후광과 섬광을 바라보며, 숙소가 있는 서귀포로 향합니다.

13층 중 9층, 서귀포항 앞의 문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룸을 배정받고, 서귀포의 지인들과 저녁식사 약속 장소인 동홍동의 고깃집에서 생갈비와 양념갈비를 먹고, 식사 후 조금 걸어 카페에서 따아도 한잔 하며, 정담을 나누고 호텔로 돌아옵니다.

호텔에는 옥상에 루프탑이란 펍(pub)이 있는데, 서귀포항의 불빛이 아스라이 멀리 보입니다.

서귀포항까지의 거리가 불과 2.1km,  걸어서 30분 거리로 아침 산책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인듯해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2배 줌으로 잡히는 새연교가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10시에 소등되기에, 오늘 저녁은 저녁식사 시간이 길어져 이렇게 멀리서 아쉬움을 달랩니다.

10배 줌으로 당기니, 좀 더 가까이 보이긴 하지만, 내일 저녁에는 좀 더 가까이서 새연교도 만나고, 새섬도 한 바퀴 돌아보려 합니다.

제주의 첫날은 이렇게 숨 가쁘게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