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보름 전, 새연교에서 불발되었던 해넘이를 되새겨보는 칠월 첫날 새벽 나의 단상

Chipmunk1 2023. 7. 1. 05:12

2023. 06. 14.

그날은 오랜만에 종일 화창했고, 해넘이에 대한 기대도 컸기에 다를 일정을 미리 접고, 설레는 마음으로 제일 근접한 거리에 있는 서귀포항의 새연교로 내달렸지만, 지난 일월에도 그랬듯이 하늘의 해넘이를 허락하지 않으니, 구름에 싸여 노을만 살짝 내려줍니다.

해가 지고 잠시 구름이 파란 하늘을 열어 주는가 싶더니, 새연교에 불빛이 천천히 밝아오고, 하늘은 서서히 어두워지니, 자연스럽게 새연교의 야경 명당을 찾아 분주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새연교와 새섬을 연결하는 작은 데크광장을 지나 새섬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 새연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새연교 관람 명당에 멈춰 서서 열심히 불빛이 시시각각 변하는 새연교를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밤이 깊어 갈수록 사람들의 왕래가 늘어나고, 여름을 알리는 새연교 아래 음악분수 공연이 시작되니 삼십여분 새연교는 시끌벅적해지고 젊은이들의 열기가 느껴집니다.

현란한 레이저 불빛이 새연교와 분수를 한층 아름답게 만들고, 빠르고 신나는 비트의 음악이 저절로 어깨춤을 추게 하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공연이 끝나고 열 시에 소등되는 새연교에는 하나 둘 인적이 끊어질 무렵 해넘이와 야경을 한꺼번에 보고 싶었던 새연교의 밤은 아쉬움을 남긴 채 시나브로 깊어만 갑니다.

아울러, 서귀포항의 밤도 깊어만 가는데 아직 코로나19 감염자가 매일 만 명을 상회하고 있지만, 치명적인 펜더믹은 지나가고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온 듯합니다.

어느덧 2023년도 빠르게 절반이 지나가고, 절반이 남아있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앞에 놓여있음에 답답한 마음은 지난 반년이나 앞으로의 반년이나 2023년은 똑같을 것 같은 희망 없는 삶이 지속될 것 같은 침울함이 칠월 첫날부터 엄습해 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의미 없이 하고 있는 것은 삶의 예방주사를 맞는 것은 아닌지?

혹여나, 닥쳐올 수도 있는 어려운 시간들에 놀라지 않으려고 미리 근심걱정이라는 면역력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쨌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 중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1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니, 90% 정도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에 삶의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섯 차례의 예방접종 끝에 암담했던 코로나19 펜더믹을 극복해 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것처럼, 비록,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어 보이는 현실세계의 어두운 그림자들도 언젠가는 조금씩 벗겨지지 않을까 막연하게나마 기대해 보면서 칠월의 첫날을 밝은 마음으로, 소심하기 그지없는 근심걱정보다는 뭔가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은 작은 소망으로 활짝 열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