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제주여행 둘째날 에필로그

Chipmunk1 2023. 10. 31. 23:52

새벽 여섯 시 즈음에 호텔을 나와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지나 서귀포 칠십리 공원 앞에서 여명이 밝아오는 황홀한 문섬에 홀딱 반합니다.

그리고, 서귀포항 여객터미널을 지나 새연교를 지나 아직도 어둠이 짙게 깔린 새섬에서 보목포구 앞 섶섬 옆으로 떠오르는 아침해와 인사합니다.

두 시간 정도의 아침 산책 후, 가성비 괜찮은 호텔의 조식 뷔페를 즐기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작년 이맘때 방문했었던 서귀포 추억의 숲길을 지나고 곧바로 서귀포 치유의 숲을 지나 돌오름 입구와 서귀포 자연휴양림을 지나서야 첫 번째 목적지인 1100 고지에 도착합니다.

단풍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한라산이 또렷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선물을 받습니다.

빠르게 생태탐방로를 한 바퀴 돌고 다음 목적지인 사려니숲길 붉은오름입구로 이동합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처럼, 어제와 마찬가지로 교래자연휴양림 휴게소에서 진한 대추차 한잔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사려니숲길로 향합니다.

올 들어 어느새 네 번째 방문하는 사려니숲길은 1월에는 눈을 맞으며 걸었고, 3월엔 비를 맞고 걸었고, 6월엔 잔뜩 흐린 날에 걸었었는데, 오늘은 너무나 화창한 날씨에 행복했기에, 운 좋게 뿔난 사슴 닮은 아담한 노루와도 조우하면서 사려니숲길의 최정상격인 물찻오름까지 왕복 10.8km를 넉넉한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사려니숲길에서 나와 강정포구로 달려가서 제대로 된 아름답고 웅장한 멋진 시월의 마지막 해넘이를 목도합니다.

강정포구에서 시월의 마지막 해넘이를 보고, 저녁 식사 후에 새연교가 있는 서귀포항에서 시월의 마지막 밤을 새연교 아래서 펼쳐지는 음악분수쇼와 함께 보내고 조금 고됐던 하루를 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