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 괌을 덮친 2호 태풍 마와르가
다행히도 진로를 오키나와로 틀어서
우리나라를 비켜 갈 거란 뉴스를 듣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새소리에
눈을 뜨고, 이슬비와 함께 산책길에서
진하게 날아오는 향기를 따라 걷다가
빨간 장미와 인동덩굴이 부둥켜 앉고
다정하게 소곤 거리는 듯한 길 모퉁이
앞에 서서 짙은 향기를 발산하고 있는
비에 젖은 장미와 인동덩굴 꽃 가까이
코를 바짝 대고 살며시 눈을 감습니다.
처음에는 빨간 장미만 눈에 보이더니
가까이 다가서니 은은하게 노란색과
순백의 꽃을 함께 피우는 인동덩굴이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손짓을 합니다.
길 모퉁이에서 한 발짝 떨어져 보니
빨간 장미와 인동덩굴 꽃의 멋들어진
콜라보레이션에 이슬비는 내리지만
2호 태풍 마와르가 우리에게만큼은
잔속의 태풍으로 머물다 소멸되기를
간절하게 소망하는 휴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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