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아침햇살과 더불어 금계국이 빚어낸, 황금물결이 넘실대는 황홀한 낙동강변의 아침풍경에 풍덩 빠져봅니다

Chipmunk1 2023. 5. 23. 05:00

2023. 05. 21.

오랜만에 낙동강변에서 해돋이를 맞습니다.

언제 봐도 아름다운 해돋이지만
유난히 황금빛으로 물든 강변은
금계국이 있어서 더욱 빛납니다.

아침햇살과 함께 담은 금계국은 짙은 황금색이고
아침햇살을 등에 지고 담은 금계국은 밝은 황금색
이처럼 태양은 빛으로 삼라만상을 바꿔 놓습니다.

금계국처럼 어느 방향에서든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꽃이 어디에 또 있을까 싶을 만큼
투명하게도 정제된 몸짓으로 '골든웨이브
(Golden Wave)'라는 영어 이름에 걸맞게
적당히 리듬을 타면서 흔들리는 몸짓에서
'상쾌한 기분'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리는
금계국과 함께하는 낙동강변의 해돋이가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시작하게 합니다.

낙동강변시민공원에 만들어진
안동금계국테마공원의 규모는
내가 아는 한 국내의 어느 강변
공원에 비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닐 뿐만 아니라, 금계국만을
떼어놓고 본다면, 국내 최대의
금계국테마공원이라 주장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산에 막혀 더 이상 뻗지 못하고
강에 막혀 더 이상 뻗질 못하니
강 건너 공원에선 황금물결이
강바람에 흥겹게 춤을 춥니다.

아직은 오월이기에 이 정도면 만족스럽지만
머잖은 유월에 만개할 금계국을 상상하자니
심장 박동수는 빨라지고 미소가 찾아옵니다.

조그만 전구에 불을 붙여놓은 듯싶은
태양과 금계국의 계획된 조우가 빚은
황금빛 물결이 땅뿐만 아니라, 하늘을
향한 금계국의 도발에 넋을 놓습니다.

하늘하늘 하늘로 날아오를 듯
춤사위가 절정에 다다를 때면
잠시 강바람에 고개를 떨구고
숨을 고르다가 또다시 시작된
칼군무에 금계국은 숨이 차고
나그네의 호흡은 가빠집니다.

강 위로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강물은 금빛물결로 수를 놓고
강물에 튀어 오른 햇살이 뻗쳐
금계국을 한층 더 황금색으로
멋들어진 변신을 도와줍니다.

낙동강변의 때 이른 금계국이
답답한 마음에 위안을 주려고
계절도 잊은 채 살포시 찾아와
유월로 가는 길목에서 화사한
몸짓으로 세월을 재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