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나무 꽃잎 가장자리에 누군가가
살짝 연지를 발라 놓은 듯 발그스레한
산딸나무 꽃 위에 안개비가 흩뿌려진
아련한 아침을 상큼하게 열어 줍니다.
층층으로 쌓아 올린 도시의 랜드마크처럼
산딸나무는 층층이 꽃을 피우며 풍요로운
봄의 꽃잔치를 여름으로 이어주는 견고한
모습과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십자 모양의
꽃잎과 더불어 예수님이 산딸나무 아래서
사망하였다 하여 성스러운 나무로 취급돼
기독교인들의 사랑을 받는 나무라합니다.
흰색 꽃잎 사이사이에 발그스레한 꽃잎은
골고다 언덕에서 있었던 그날을 기억하려
하얀 꽃잎 위에 예수님의 보혈을 담아낸 듯
이른 아침에 산딸나무 꽃에 심취해 봅니다.
쏟아질 듯 나뭇잎 위에 층층이 쌓여있는
산딸나무 꽃의 풍요롭고 성스런 자태가
또렷하게 보이는 것은 아직 아침 햇살이
안갯속에 갇혀있기 때문인 것처럼, 때론
꽃을 선명하게 보기 위해 해가 숨어버린
흐릿한 아침이 축복된 아침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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