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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무르익어가는 담양의 소쇄원(瀟灑園)

2025. 03. 10. 소쇄원의 랜드마크 광풍각(光風閣) 기와지붕 너머 노랗게 변신하기 시작한 산수유나무 가까이 다가서서 봄의 소리를 들으려 귀를 쫑긋 기울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노란 산수유 나뭇가지 끝에서 톡톡 꽃봉오리 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싶니다.광풍각 뒤 제월당(霽月堂) 마당의 왼쪽 산수유는 노란 봄의 화신으로 변신 중이고, 오른쪽 홍매는 언제 피어도 결코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꽃몽오리가 곧 터질 듯 잔뜩 부풀어 있습니다.계곡 너머 광풍각을 흠모하며 꽃을 피워내는 길마가지나무에는 어느새 앙증맞게 파리한 열매가 붉은빛을 띠며 익어가기 시작합니다.개나리꽃 보다도 작은 꽃 두 송이가 마치 샴쌍둥이 인양 옆구리를 맞대고 피었다가, 봄바람에 가냘픈 꽃이 떨어진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길쭉한 열매가 하트..

여행 이야기 2025.03.13

용궐산하늘길 늦잠꾸러기 봄

2025. 03. 10.저 문을 통과하면 입신양명 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친 황하를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새롭게 펼쳐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삶에 대한 소중한 소망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오롯이 가슴에 품고 따스한 봄볕을 아래 트레킹을 시작합니다.작년 2월 말에는 일찍 찾아온 봄 덕분에 용궐산하늘길 시작 전, 경사진 둔턱 아래 만첩흰매실 꽃이 만발해서 용궐산하늘길 등용문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로 꽃과 벌과 나비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다가, 정작 용궐산하늘길 트레킹은 시작도 못해보고 꽃밭 속에서 바라만 보다 왔었는데...... 이번봄은 지난겨울의 헤어나기 힘든 충격 속에서 유독 더디게 시작되는 것 같아, 최대한 늦춰서 잡은 봄 여행 일정 중 가장 늦은 날에 용궐산하늘길의 만첩흰매실 꽃을 ..

여행 이야기 2025.03.12

내장사의 봄은 관음전 앞뜰 서향으로부터 오나 보다

2025. 03. 09.열흘 전만 해도 눈이 가득 쌓여있던 내장사 천왕문과 정혜루 사이의 작은 연못 둘레길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겨울의 흔적을 말끔히 지운 채로 봄을 맞습니다.가림막 안에서 크레인이 바삐 움직이고, 쇠망치 소리가 경내를 울리던 열흘 전과는 완전 다른 모습의 대웅전 공사 현장은 석가래와 통나무 기둥을 내리고 있는 대형트럭을 보고 있노라니, 내장사 경내에서도 살짝 봄이 느껴집니다.그러나, 진정한 내장사의 봄은 하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얼음 알갱이에 덮여있는, 곧 터뜨릴 것 같은 서향(천리향)의 붉은 꽃망울에 안착해 있습니다.머잖아 석가래가 올라갈 대웅전이 웅장하게 내장사 경내의 중심이 될 즈음 중생들은 서향의 향기에 취할 듯합니다.내장사를 나와 내장산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서 봄을..

여행 이야기 2025.03.11

봄날 아침 우화정(羽化亭)

2025. 03. 09.산속의 아침은 느지막이 여명이 내려오고, 순간적인 어둠을 극복하려 해가 산등성이를 넘어오면서 시작됩니다.어느새 봄을 한껏 품어버린 내장산 우화정의 아침도 그렇게 열리고 있습니다.어둠을 밝히는 아침해가 떠오르고 나면, 환한 아침볕이 부끄러워 우화정은 물안개에 몸을 가리려 하지만, 봄비 뒤에 기온이 오르기 시작해서 큰 일교차가 남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 못 할 사연이 숨어있는지, 옅은 물안개가 힘없이 우화정 곁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갑니다.아직은 영하의 날씨에 여명이 채 가시지 않은 산속의 새벽부터 아침 해돋이 직전을 지나 찬연한 햇살 아래 물안개가 피어나는, 그리고, 봄이 막 시작된 우화정을 몇 바퀴를 돌고 돌면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려 한 치 앞조차 내다볼 수 없는 자욱한 물안개에 가..

여행 이야기 2025.03.10

담양 죽녹원에 찾아온 봄

2025. 03. 08.사철 푸르름을 간직한 죽녹원(竹祿苑)에도 어느덧 봄이 온 듯합니다.산소 발생량이 높아 바깥 기온과는 4~7도, 겨울에는 높고, 여름에는 낮은 죽림원 에서의 죽림욕은 온몸에 좋은 기운을 한껏 불어넣는 음이온이 혈액을 맑게 해 주고, 저항력도 증가시키며, 자율신경계를 인체에 유익하게 조절해 줄 뿐만 아니라, 공기정화력도 탁월하고 살균력도 아주 탁월하다고 합니다. 물론 음이온은 대나무숲뿐 아니라, 일반숲에서도 많이 발생되는데, 특히 물과 나무가 만나면 음이온이 보통 숲보다 10배나 더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죽녹원의 대나무숲 대부분은 이름에 걸맞게 땅에는 차나무가 죽녹원의 푸르름을 더해주고 있습니다.대나무숲에서 대이슬을 맞고 자란 부드러운 찻잎으로 만든 죽로차는 어느새 담양의 특산품으로 ..

여행 이야기 2025.03.09

시나브로 강천산에 온 봄

2025. 03. 07.강천산에도 시나브로 봄이 찾아왔습니다.한 주 전만 해도 잔설이 그대로 쌓여였던 표지석 앞은 말끔하게 봄맞이 채비를 끝냈습니다.병풍폭포는 어느새 얼음빙벽을 떠나보내고, 봄기운이 완연한 폭포수가 쉼 없이 봄을 떨어 뜨리고 있습니다.겨우내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출입을 막아놓았던 숲 속 데크 산책로가 대부분 열리고, 아직은 지난가을의 흔적들이 데크길에 그대로 남아있건만, 봄이 가을과 겨울을 한꺼번에 밀어내고 시나브로 강천산을 싱그러운 풍경으로 만들 채비를 마쳤습니다.계곡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있고, 산책로 가장자리에는 잔설이, 산책로 가운데는 눈이 녹아 질퍽했던 한 주 전과는 달리, 강천산 계곡과 산책로는 겨울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싱그럽고 뽀송뽀송한 봄이 찾아왔습니다.경칩을 전후해..

여행 이야기 2025.03.08

봄이 완연한 황룡강생태공원

2025. 03. 06.장성 황룡강에 봄이 찾아왔습니다.돌다리를 건너오는 봄황룡교를 건너오는 봄연꽃정원 테크길을 건너오는 봄황룡강 사방팔방에 들꽃들이 봄의 존재감을 남기고 있습니다.제일 먼저 눈에 띄는 광대나물이 돌틈에서 깜찍한 분홍색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나흘 전 소쇄원에서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던 광대나물이 황룡강에는 보란 듯이 봄의 주인공이 되어 여기저기 무리 지어 꽃을 피웁니다.보랏빛 큰개불알풀꽃(큰봄까치꽃)이 온통 강변을 덮고 있으니, 봄의 색을 보라색으로 바꾸고 있습니다.제주에서만 볼 줄 알았던 세복수초가 봄맞이 단장 중인 언덕배기 공사장비 사이사이에서 마치 조화 같은 포스로 흐트러짐 없는 의연한 모습으로 노란 봄을 보여줍니다.강 건너 산수유 군락에도 노란 봄을 꽃봉오리 가득 담고, 하나 둘 ..

여행 이야기 2025.03.07

봄비 내린 내장산 신선폭포

2025. 03. 03.임진왜란 당시 승군(僧軍)이 왜군의 침략에 맞서 혈투를 치렀던 내장산성의 신선제(神仙堤)를 개축하여, 비록 오늘날 우화정의 명성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명소로 우화정과는 결을 달리하는 곳이 바로 신선폭포(神仙瀑布)입니다.평소에는 바짝 말라있다가, 마치 서귀포의 엉또폭포나 우도의 비와사폭포처럼 비가 많이 내려야만 주위의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이 모여서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독특한 자연폭포랍니다.봄을 재촉하는 삼일절 연휴 내내 내린 봄비가 모여 웅장한 신선폭포가 되었듯이, 오매불망 진정한 봄을 기다리는 사바세계 중생들의 바람대로 작은 외침들이 한데 모여 새 역사의 봄을 여는 민의의 폭포가 되어 주길 피그말리온의 간절함으로 간구해 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5.03.06

장성 백암산 백양사의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2025. 02. 28.불타는 가을을 보내고, 하얀 겨울도 보낸 백학봉 아래 백양사의 랜드마크 쌍계루 앞 약수천에는 아직도 가을과 겨울의 흔적 낙엽을 가둬 둔 채로 봄을 기다립니다.습관적으로 사천왕문을 비키고, 범종각을 스쳐지나 청운당 앞 연못에 당도하니, 바람에 파문이 일어 백학봉 데칼코마니를 흐릿하게 비추고, 연못가의 호랑가시나무는 빨간 열매를 모두 떨구었고, 은목서와 금목서는 가을에 필 꽃망울을 아직 맺지 않은 채 스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바짝 베어버린 붉은 인동덩굴은 흔적도 찾기 힘들고, 산앵도나무 조차 꽃눈을 피울 준비도 않고 있네요.백양사 경내와 대웅전 뒤편 팔 층 석탑 주변 정원에는 아직 까지 봄기운이 느껴지지 않았고, 대웅전 옆 경사진 산등성이에 자리한 동백과 청매 홍매나무도 꽃눈이 ..

여행 이야기 2025.03.05

강천산 군립공원에서 아직은 어설픈 봄을 찾아봅니다.

2025. 02. 28.역대급으로 다사다난다설(多事多難多雪)했던 겨울이 심굴 궂게 긴 꼬리로 봄을 막아서는 통에, 예년 같았으면 봄의 전령사들이 하나둘씩 세상에 소식을 전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1호 군립공원인 강천산군립공원에는 단단히 굳어버린 잔설 위에 낙엽이 나뒹굴고 있어 여전히 삭막하기만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천산 초입의 병풍폭포는 바람에 흩날리는 물줄기에 반사된 햇살이 흐릿하게 무지개를 만들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계곡을 녹여내고 있음에 봄기운이 살짝 느껴집니다.구장군폭포를 목표로 지나는 계곡은 여전히 잔설과 얼어붙어 매달린 크고 작은 고드름이 모여 빙벽을 이루며 지난겨울 혹한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반영하는 청량한 계곡물은 아스라이 봄을 예견하게 합니..

여행 이야기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