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3. 09.

산속의 아침은 느지막이 여명이 내려오고, 순간적인 어둠을 극복하려 해가 산등성이를 넘어오면서 시작됩니다.




어느새 봄을 한껏 품어버린 내장산 우화정의 아침도 그렇게 열리고 있습니다.

어둠을 밝히는 아침해가 떠오르고 나면, 환한 아침볕이 부끄러워 우화정은 물안개에 몸을 가리려 하지만, 봄비 뒤에 기온이 오르기 시작해서 큰 일교차가 남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 못 할 사연이 숨어있는지, 옅은 물안개가 힘없이 우화정 곁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갑니다.
아직은 영하의 날씨에 여명이 채 가시지 않은 산속의 새벽부터 아침 해돋이 직전을 지나 찬연한 햇살 아래 물안개가 피어나는, 그리고, 봄이 막 시작된 우화정을 몇 바퀴를 돌고 돌면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려 한 치 앞조차 내다볼 수 없는 자욱한 물안개에 가려진 혼돈 속의 사바세계가 한시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근심과 걱정의 상념 속에서 우화정의 이른 봄날 아침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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