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30.지명 자체가 제주도스러운 가시리 녹산로의 봄은 유채꽃과 벚꽃으로 노랑치마에 연분홍 저고리를 입은 새댁이 연상된다면, 가을은 은갈색 억새꽃이 유채꽃과 벚꽃을 대신합니다. 뿐만 아니라, 유채꽃프라자를 지나는 쫄븐 갑마장 초입의 큰사슴이오름(大鹿山) 아래 펼쳐진 억새꽃의 향연은 정겨운 연인들을 부르고, 깊어가는 가을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환한 얼굴로 한 마리의 사슴이 되어 억새꽃밭 사이사이를 누비는 모습은 오롯이 그들만의 소확행입니다.작년 가을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파란 가을 하늘 아래서 은색 갈색 억새가 뒤섞인 채로 하늘을 찌를 듯 웃자란 억새 사이로 보이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을 보면서 멈추길 바랐던 시간은 무심하게 제갈 길로 갑니다.남서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