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 22

백양사의 설중국(雪中菊)

2024. 12. 08.무방비 상태로, 간밤에 내린 눈을 그대로 뒤집어쓰고 힘겨워하는 애처로운 국화의 모습에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로 뒤통수를 얻어맞고 아직 까지도 휘청거리고 있는 나의 자화상을 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추운 겨울일지라도 태양이 반나절만 비치면 눈이 금방 녹아내리듯이, 이제 머잖아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평온한 일상을 다시 찾게 되리라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바람직한 함성이 사방에서 우후죽순 들불처럼 번지고, 혼돈의 시간이 끝을 보이고 있음에 큰 위안을 삼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12

첫눈이 그친 뒤, 내장사 단풍터널 위에서 녹아내리는 잔설(殘雪)의 차가운 눈 물을 맞으며 상념에 잠겨 봅니다.

2024. 11. 29.삼일 동안 간헐적으로 내린 첫눈이 그친 아침, 내장사 일주문을 지나 단풍터널 속으로, 아직은 가을의 온화한 기온에 잔설이 녹아내리는, 차가운 눈 물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잠시 상념에 잠겨봅니다.마치 속세를 벗어나는 듯 일주문에 들어서면서, 몇몇 무도한 기득권자들로 인해 탐욕과 불의와 반목이 만연해진 이 세상을 서로 아끼고 사랑으로 치유하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 싶은 간절함을 담은 노래를 음미하면서, 내가 그렇게 살아왔듯이 내 아이들도, 탐욕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부자의 삶을 살기보다는, 전쟁 없는 세상에서 소박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해 봅니다.단풍터널에 가득 쌓였던 눈이 얼어붙지 않고, 모두 녹아서 물이 되어 땅에 떨어져 계곡을 따라 강줄기를 따라 바다에서 하나로 만나듯, 우리도 그..

여행 이야기 2024.12.11

우화정의 첫눈과 단풍

2024. 11. 29.내장산의 단풍은 아직 건재하건만, 첫눈이 폭설처럼 내린 우화정은 눈과 단풍이 제법 조화롭습니다.거기에다 오랜만에 하늘이 활짝 열리니, 가을과 겨울의 간절기를 우화정에서 만납니다.첫눈이 사흘간 내리고, 단풍잎엔 간간히 흰 눈이 스쳐 지나간 흔적만 남아있습니다.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은 저렇게 아름다운 단풍은 남김없이 떨어지겠지요.가을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내린 폭설 같은 첫눈이 우화정에 한 폭의 수채화를 멋지게 그려냅니다.그리고, 황홀한 자연의 신비를 이렇게 영상으로 남겨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10

백양사의 빨간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성탄절을 기다리게 합니다.

2024. 12. 02.백양사 청운당 앞의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며 성탄절을 기다리게 합니다.구상나무가 아니더라도, 빨간 열매가 달려있는 호랑가시나무 만으로도, 성탄절의 크리스마스트리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여름 내내 파랗던 열매가 조금씩 붉어지는 가을을 지나면서 빨갛게 물든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풍성함과 은총을 가득 담고 성탄절을 기다립니다.밤사이 내렸던 진눈깨비가 녹아 아침햇살에 반짝이며, 탐스러운 호랑가시나무 열매가 부지불식간에 성탄절을 기다리게 합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09

우화정의 대설(大雪)풍경

2024. 12. 07.대설이 이름값 하느라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한밤중에 대설경보까지 내려졌습니다.자연은 이렇게 이름값을 하는데, 사바세계는 더러운 탐욕과 신기루와 같은 한낱 권력욕에 현혹되어긴 세월 힘들게 일궈놓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세계 언론들이 이제는 우리 아이들의 자부심인 K-Pop의 나라 대한민국을 디스토피아라 비웃고 있습니다.대한민국이 어쩌다 하루아침에 용이되려다 실패한 이무기가 되었을까요?선진국 대한민국에서 C형 간염 항체도 없이 태어나귀하게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대한민국을 아르헨티나와 비슷한 나라로 만들어물려주게 되지는 않을까 봐 밤잠을 설칩니다.어쩌면 우리는 지금 몹쓸 악몽을 2년 반동안 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그렇다면 하루속히 그 악몽에서 깨어나고 싶습니다.망망대해에서 항로를 잃은 난..

여행 이야기 2024.12.08

백암산 약사암의 만추풍경

2024. 11. 26./2024. 12. 04.백암산 백양사지구에는 암자가 여럿 있는데, 가까이에는 천진암이 있고, 비교적 먼 백학봉 아래 약사암이라는 암자가 고즈넉이 백양사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가끔 올라가는 약사암을 볼 때마다 어찌 이리 높은 바위틈에 불사를 지어놨는지 경이로울 뿐만 아니라, 약사암을 오르는 길은 어찌나 아기자기 한지 모릅니다.특히, '생각하며 걷는 오르막 길'이란 푯말에 '약사암 빨리 가면 30분, 천천히 가면 10분'이란 글귀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모르긴 몰라도, 욕심껏 빨리 올라가려 해도 경사가 너무 심하기에 중간에 몇 번을 길게 쉬면서 숨을 고르지 않으면 약사암까지 가기가 쉽지가 않지만, 천천히 올라가면 중간에 오래 쉬지 않아도 그리 힘들지 않게 약사암에 오를 수 있기 ..

여행 이야기 2024.12.07

첫눈 내린 내장산

2024. 11. 29.내장산 근린 상가단지를 지나 오른쪽 추령길로 접어들어 내장산 허리를 돌아 중턱을 넘어 잠시 차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만추를 맞은 내장산이 폭설로 시작한 첫눈에 때마침 운무가 골짜기 사이사이를 메우고, 고만 고만한 산봉우리는 운무와 흰구름과 첫눈이 어우러져 누가누가 더 순수한지 경쟁을 합니다.운무와 흰구름과 하얀 첫눈 사이사이에는 아직 사그라지기를 거부한 단풍들이 내장산의 만추를 거뜬히 지켜냅니다.산골짜기 저 편에는 우화정과 내장사가 운무에 파묻힌채로 서서히 가을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온은 아직 까지 가을인데, 산야는 하얀 눈에 뒤덮여 겨울이 빨리 온듯도 싶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06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

2024. 12. 04.거의 공황상태로 밤을 지새우며, 공기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이 실로 518과 629 이래로 오랜만에 간절했던 시간이었습니다.자연의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에 아침 일찍 백양사에 가보니, 약수천의 터줏대감 왜가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아주 가까이에서 반겨줍니다.평화로운 백양사 약수천에서 훨훨 나는 왜가리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아는지 모르는지.오늘은 저 왜가리처럼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에게는 언제나 인성과 도덕성과 배려심을 두루 갖춘 청렴한 지도자가 나타나려나 막연하게나마 간절한 마음으로 간구해 봅니다.그리고, 어제 같은 밤이 재발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05

만추의 내장산 서래봉 아래 벽련암에는 봄이 함께있었다

2024. 11. 25.내장사 일주문에 들어서기 직전 오른쪽 가파른 산비탈길 서래봉 가는 길목의 벽련암 가는 길 양편에는 곱디고운 애기단풍잎들이 누군가가 일부러 사진을 찍으려 인위적으로 연출이라도 해놓은 듯 가지런하고 촘촘하게 떨어져 쌓이고, 산속은 온통 단풍 든 나무들이 만추의 내장산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습니다.암자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규모의 벽련암에도 어느덧 가을이 막바지 떠날 채비를 마친 듯, 곱게 물든 단풍잎들이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날려 발아래 휘리릭 떨어져 쌓이고, 흰구름이 사랑방인양 걸터앉아 있는 서래봉을 푸른 하늘이 선명하게 눈앞 가까이 데려다줍니다.이른 봄부터 담장아래 피기 시작한 자색달개비가 여름을 지나고 가을의 끝자락에서도 면면히 피었다 지었다를 반복하기에 벽련암에는 아직..

여행 이야기 2024.12.04

만추 속의 우화정 해돋이

2024. 11. 25.늘 그랬듯이 단풍은 물들고 떨어지고 또 물들고 떨어지기를 쉼 없이 반복합니다.올 가을 들어 여섯 번째 찾은 우화정의 가을은 어쩌면 지금이 절정이지 싶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우화정의 단풍은 내장산의 다른 단풍잎들이 거진 떨어질 즈음 가장 아름답게 보입니다.거기에 아침 해돋이가 시작되기 직전의 색감은 이루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깨끗하고 선명하기가 마치 단풍나무들이 우화정 맑은 물로 매일매일 정갈하게 목욕재계 한 듯 보이는데, 이는 늦가을의 심한 일교차가 만들어내는 물안개가 살포시 날아와 단풍을 씻어주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 아닌가 유추해 봅니다.아침해가 부지불식간에 내장산 단풍고개를 넘어오면, 곱게 물든 단풍잎들은 눈이 부셔 잠시 색감을 잃어버리고 어..

카테고리 없음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