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5.

늘 그랬듯이 단풍은 물들고 떨어지고 또 물들고 떨어지기를 쉼 없이 반복합니다.
올 가을 들어 여섯 번째 찾은 우화정의 가을은 어쩌면 지금이 절정이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우화정의 단풍은 내장산의 다른 단풍잎들이 거진 떨어질 즈음 가장 아름답게 보입니다.

거기에 아침 해돋이가 시작되기 직전의 색감은 이루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깨끗하고 선명하기가 마치 단풍나무들이 우화정 맑은 물로 매일매일 정갈하게 목욕재계 한 듯 보이는데, 이는 늦가을의 심한 일교차가 만들어내는 물안개가 살포시 날아와 단풍을 씻어주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 아닌가 유추해 봅니다.

아침해가 부지불식간에 내장산 단풍고개를 넘어오면, 곱게 물든 단풍잎들은 눈이 부셔 잠시 색감을 잃어버리고 어둠 속에 갇혀버리지만, 해님이 추령길 위로 쏙 올라와 내장산 골짜기를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서서히 우화정 물안개를 거둬가노라면, 우화정의 단풍잎들은 또다시 맑고 깨끗하고 선명한 자태로 내장산의 만추를 한층 아름답게 꾸며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