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1. 23.
눈으로 뒤덮였던 크리스마스의 월영교 위를, 이제는 물안개가 다리 위로 날아와 반질반질 얼어붙어 자칫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걷습니다.
아직은 환상적인 조명 아래 산 너머로 부터 여명이 밝아오는 국내 최장길이의 목교 월영교는 2003년 개통된 이래로 명실상부 안동 최고의 명소 중의 하나로 거듭나, 안동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과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안동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먹거리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모아 제공하는, 안동 제일의 관광명소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여명을 뚫고 두 개의 정자를 지나 법흥교까지 아직은 어둑어둑한 호반나들이길을 지나, 내친김에 법흥교 인도교를 건너, 석주 이상룡선생의 생가를 지나 안동소수발전소를 거쳐 월영교까지 5km 남짓한 산책길의 청량하고 맑은 공기와 함께 계묘년 첫 아침산책을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서서히 갈무리합니다.
임시정부의 초대 국무령(국무총리)을 지냈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석주 이상룡선생의 생가인 임청각이 일제에 의해 철길로 두 동강이 났던 아픈 역사의 기억을 지워버리고자 하는 일환으로 복원공사로 서두르고 있었고, 청둥오리를 비롯한 다양한 종의 물새들이 임청각 앞에서 자유로운 날갯짓으로 계묘년 축하공연과 더불어 임청각 복원공사의 순조로운 진행을 기원하는 듯합니다.
아침 햇살이 찬연하게 비추는 계묘년 설 이튿날 아침, 월영교를 떠나 월영교로 회귀하는 차가운 아침산책길을 뒤로하고, 인생의 영원한 나그네는 숨 쉬고 있는 한 또다시 길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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