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1. 06.
언제쯤이면 푸르고 환한 하늘과 맑고 깨끗한 공기 속에서 소천지를 찾게 될까요?
최근, 2021년도 3차례, 2022년도 3차례, 그리고 새해 벽두 아침에 다시 찾았건만, 소천지가 아직 까지는 맑고 밝고 깨끗한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홀로 전세 낸 듯 인적이 없는 한적한 소천지엔 소용돌이치는 요란한 파도소리와 이따금 작은 새들이 예쁜 소리로 지저귀며 지나가고, 흐릿하게 보이는 한라산 오른편엔 성산일출봉을 건너온 듯싶은 아침노을이 보일 듯 말 듯 한라산을 에워싼 구름에 가려 예상했던 대로 아침해는 구름 속에 숨은 채로 소천지의 아침을 허락합니다.
육안으로는 자칫 감질날 정도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설산 한라가 또렷하게 소천지의 에메랄드빛 맑은 물에 데칼코마니를 선물하는 환상적인 아침풍경을 언제쯤이면 볼 수 있을는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되어 색이 바랜 잡지책 같이 흐릿하게나마 맑은 소천지에 윤곽을 드리우는 설산 한라가 구름이 잔뜩 낀 하늘 위 잔물결 사이사이에 비치니, 과유불급하고 안분지족 하는 마음으로 오늘의 소천지와 설산 한라의 2% 부족한 데칼코마니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짙은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명하게 보이는 보목포구 앞의 섶섬과 흐릿하게 보이는 서귀포항 앞의 문섬과 보일 듯 말 듯 법환포구 앞의 범섬이 시야에 들어오는 소천지의 아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되면 언제라도 다시 찾고 싶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제주 서귀포의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언젠가는 맑고 환한 소천지의 하늘이 활짝 열리고, 설산 한라가 에메랄드빛 소천지에 투명하고 깨끗한 데칼코마니를 만들어 주리라는 소망으로 소천지는 제주를 다시 찾는 희망의 끈이 되어줍니다.
새해 벽두 소천지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소망을 몽땅 끄집어내어 소천지의 맑은 물에 던져버리고, 다시금 건강한 꿈을 꾸어 실현 가능한 희망으로 바꾸고, 언젠가는 희망이 간절한 소망이 되어 이루어지는 기적의 순간을 대비하는 귀중한 시간 속의 오늘 아침은 소천지에서 감히 피그말리온이 되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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