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풍선덩굴에 어린시절의 꿈을 살포시 얹어 봅니다

Chipmunk1 2022. 9. 28. 15:21

2022. 08. 06

산책길을 조금 벗어나 주말농장으로 가면
다정한 노부부가 일궈놓은 예쁜 정원같은
텃밭이 있습니다.

새벽부터 노부부가, 할아버지는 밭안에서
할머니는 양산 쓰고 우아하게 부채질하며
밭 밖에서 구경을 합니다.

옥수수가 2미터도 넘게 자라 숲을 이루고,
방울토마토가 탐스럽게 잘 매달려 있는데,
까치 두마리가 잘익은 옥수수를 쪼아먹고
방울토마토를 흠집내놔서, 좀 속상해하는
노부부의 일그러진 얼굴이 안쓰럽네요.

정글같은 밭속에서 연신 땀을 훔치시며
밖에 있는 아내가 더울까봐, "많이덥지?"
"부채 잘 부쳐!"라고 거듭 당부합니다.

마치 꽈리처럼 생긴 풍선덩굴을 지나던
할머니들이 사진 찍는걸 보면서 꽈리네
꽈리 하면서 왁자지껄 지나갑니다.

꽈리면 어떻고 풍선덩굴이면 어때요?

풍선덩굴을 통해 어릴적 불었던 꽈리를
회상하면서, 풍선덩굴의 탐스런 풍선에
어릴적 꿈을 살포시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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