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겨울 다산길

Chipmunk1 2018. 1. 12. 19:53
  짧지만 결코 짧지만은 않았던, 남양주다산길중 2코스인 다산길은 출발점으로 다시 회귀하는 멋진 길이다.
 
 


  다산 문화의 거리 왼쪽길을 따라 조금 경사로를 올라 이정표대로 왼쪽길로 들어서서 몇걸음 걷자마자 마재성지라는 범상찮은 건물이 나타났다.


  마재성지는 최초로 조선땅에서 나주정씨 집안 형제(정약현,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들이 '천주실의'를 읽고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 천주교회의 요람이자 못자리라고 전해 진다.

  이곳에서 태어난 정약종 4형제의 천주교 믿음은 우리나라 천주교사에 길이 남길 발자취를 남겼다 한다.

  특히, 다산 정약용의 유적지가 이 곳 성지 바로 옆에 마련되어 묘소와 함께 여유당 생가와 사당, 기념관, 문학관과 실학 박물관이 보존되고 있어 다산의 흔적은 전남 강진 다산초당(작년 초여름에 다산초원 아래에 있는 다산수련원에서 하루 묵었던 기억이 새록새록)에 이어 마재성지에서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더군다나, 천주교의 박해로 말미암아 다산의 맏형 정약현의 딸인 정난주(마리아)가 제주에서 귀양을 살다가 생을 마쳤던 성지가 올레길 11코스를 지나는 모슬봉 북쪽에 자리하고 있고, 정난주(마리아)의 아들인 황경헌(혹은 황경한)은 어머니를 그리워 하다가 올레길 18-1코스인 추자도 예초리 산기슭에 묻혀 있는 가슴 아픈 사연이 이곳 마재성지에서 잉태되었음에 새삼 놀랍기도 하고, 이곳 다산길이 올레길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듯 싶어 일말 신기하기도 했다.

 


  마재성지를 지나 본격적인 트레킹은 수변산책로가 열려있는 긴 터널 앞에서 시작되었다.
겨울 보다는 봄•여름•가을의 꽃 터널이 제격이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철마다 다시 와야 할 곳이지 싶다. 
 


  북한강물은 꽁꽁 얼어 붙어 있었고, 눈이 소복이 덮여 있어 한층 한기가 느껴졌다.
 


  두려움 속에서 강으로 들어가 보지만, 얼음 밑에서 들려오는 괴물 울음소리 같은 기분 나쁜 굉음에 오금이 저려 더 깊이 들어 가지는 못했다.
 


  흡사 바다와도 같은 강 위에서 겨울을 만끽 했다.
 


  출발할때 영하 14도 였던 기온이 한바퀴 돌고 나온 12시경에는 영하 10도 위로 올라가고 있어 한층 따뜻해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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