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이의 귀국소식에, 지난 3월초 광화문에서 모인 이래로 어제 하루 카카오톡방은 오늘 모임약속 확정 하느라 불이 났었다.
그리고, 마침내 수원역에서 대전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3년째 대전에서 근무중인 성수의 직장생활 마지막 해에 대전서 모이자는, 아니 대전에 초대하고 싶은 성수의 제안에 따라 영등포역에서 출발한 석문이와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다 보니, 어느덧 정오 쯤 대전역에 도착했다.
철원이는 수분전에 이미 도착해서 성수와 대전역 플렛폼에서 석문이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급한 일이 있어 오후에 출발하기로 한 장순이를 빼고 다 모였다.....반가운 얼굴들..........
사십삼년을 가까이서 동거동락했으니, 親舊라고 불러도 부끄럽지 않을 친구들이다.
6개월전 광화문 빈대떡집에서 짦게 만나고, 드디어 오늘은 대전역에서 다시 뭉쳤다.
대전역에서 멀지 않은 대흥동의 성수가 예약해 놓은 일식집에서 회정식으로 점심식사를 맛있게 했다......소주도 한잔 곁들이면서.......
점심식사후 성수의 추천으로 대청댐에서 멀지않은 계족산성으로 가기 위해 중앙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판암역으로 갔다.
생각보다 대중교통은 편하지가 않았다.
판암역에서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 아저씨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면서 계족산성으로 가기에 가장 알맞다는 절고개로 가기 위해 내비사 앞에 도착했다.
길이 약 1,650m에 이르는 계족산성은 대전이 백제의 수도를 방어하기 위한 요충지로서 그 전략적인 중요성을 잘 드러낸다. 또한, 성내 건물터에서 고려 시대의 기왓조각, 조선 시대의 자기조각 등이 발견되고 있어 고려 조선 시대까지도 계속 중요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성의 서쪽으로는 대전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등 지금은 인근 주민들에게 좋은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동수목산림욕장과 황톳길을 조성해서 지역 주민들 뿐만이나라, 전국방방곡곡에서 대청호와 청남대등을 연계한 관광지로 날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래사를 지나 절고개를 넘어 계족산성 길목에 있는 성재산에서 대청호를 비롯한 대전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얼굴 작게 보이게 하려고 석문이랑 철원이는 나를 앞으로 보냈다.ㅋㅋㅋ
계족산성의 웅장함에 놀라고, 계족산의 수려함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에서 가장 긴 계족산 황톳길은 대전의 선양소주가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고 있다하니,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의 지역사회와 윈윈하고자 노력하는 기업가 정신이 아름답게 투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발로 걷기에는 망설여져 아쉽지만 황톳길과 눈으로만 인사해야했다.ㅎㅎ
장동수목휴양림을 빠져나와 1키로미터 남짓 도로위를 걷고 있을즈음, 뒤 늦게 대전으로 달려온 장순이와 장순이를 대전역으로 마중나갔던 성수가 한달음에 달려와 드디어 다섯친구들은 한차에 타고 저무는 석양의 구름위에 마음 만큼은 아직 중3의 순수한 마음 그대로를 얹어도 보고 날려도 보면서 잠시나마 황홀경에 빠진채로 성수가 미리 예약한 유성의 고급스런 호텔의 팬트하우스에 여장을 풀고, 택시를 불러 타고 역시 성수가 심혈을 기울여서 고른 중식당으로 만찬을 위해 떠났다.
관광특구로 지정된 유성이지만, 온갖 형형색색으로 단장한 관광특구 유성이지만, 비록 조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영업마감 1시간전에 도착한 죄로 품위있는 코스요리는 포기해야 했지만, 라조기를 비롯한 북경찹쌀 탕수육, 대화튀김, 매콤한 해물탕.등등등...특히 진한 송이향은 식욕을 끝없이 자극했다.
거기에 향기 유별나게 뛰어난 얀타이고량주 한잔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쉽지만, 문닫을 시간이 입박해서 한없이 늘어 놓았던 이야기 보따리를 주섬주섬 챙겨들고 편의점에 들러 맥주 몇 캔과 안주거리 몇 가지 사들고 숙소로 돌아와 다시금 철원이의 지칠줄 모르는 입담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가 하나 둘씩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