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경기도물향기수목원

Chipmunk1 2017. 9. 5. 20:18

   

  

    물향기수목원은 예로부터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水淸洞)에 약 10만평 규모로 조성되어,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 등의 주제원을 위주로 19개의 주제원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1,700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화창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함께 시작된 탐방길은 해설을 신청한 탐방객이 나를 포함 2명에 불과 했건만, 자원봉사 하시는 해설사 선생님의 열정적인 해설에 한시도 한눈을 팔수가 없었다. 마을해설가 과정을 수료했지만 실전 경험이 전무한 나로서는 해설사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허투루 들리지가 않았다.


    일일이 나뭇잎과 각종 열매를 따서 손으로 만져보게 하고, 수생식물에 기생하는 애벌레를 직접 건드려서 뿔이 나오도록 유도해서 보여 주려는 열정이 너무 보기 좋았다.


    한시간 30분 정도 해설사 선생님과 동행 하면서, 평소 산과 들에서 그냥 지나쳤던 각종 나무와 꽃과 벌레들 까지 서로 연관시켜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하는 해설은 기계적으로 할 수 있는 해설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하얀 연꽃이 남아 있었고, 수련은 아직 한창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배롱나무라고도 불리우는 목백일홍도 아직 볼만했고, 한두송이 남아 있는 능소화가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감나무에서 노랗게 익어 가는 감에서 부터 가을을 보았다.


    다양한 모습의 무궁화는 여전히 우아하게 수목원의 주도로를 중심으로 만발해 있었다.


    상처난 나무들이 자가치료 목적으로 내 뿜는다는 피톤치드가 우리 건강에 큰 도움을 주듯이, 우리의 상처난 마음들이 자가 치유하는 과정에서 아픔을 사랑과 배려로 승화시켜 우리 사는 세상을 치유의 바이러스로 뒤덮었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과히 넓지는 않았으나, 경기도 임업시험장 자리에 꾸며진 경기도물향기수목원은 주변 시민들과 아이들의 휴식처와 학습장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돌아오는 길에 최근 옥수수 먹으러 오라는 지인의 성화에 못 이기는척 하고 수목원에서 불과 12키로 정도 떨어진 용인 처인구에 지인이 소장으로 있는 지역진료소에 들러 찰진 옥수수를 열자루나 뚝딱 해치우고, 담장에 멋드러지게 매달린 무공해 머루를 욕심껏 잔뜩 따서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왔다.......9월말에 다시 와서 마저 다 따가라는 인사를 뒤로 들으면서.........


    옥수수와 머루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를 위한 10년지기 지인의 따뜻한 배려가 오늘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