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백양사 봄의 절정 스케치

Chipmunk1 2025. 4. 25. 07:18

2025. 04. 16.

이른 아침 영하의 꽃샘추위 속에서도 만개한 고불매를 만나러 왔던 4월 3일의 백양사에는 수양매화도 만개했고, 서향이 반쯤 만개한 채 짙은 향기를 내뿜었고, 벚꽃이 활짝 피고, 산앵도나무에 꽃이 막 피기 시작했던 4월 11일의 백양사는 서향이 절정의 미모를 뽐냈고, 잔인한 4월의 차가운 봄비와 눈과 진눈깨비를 사흘간 맞으면서도 만개한 야리야리 산앵도나무 꽃은 무거운 빗방울을 온몸으로 견뎌내면서 4월 14일을 맞았었지요.

그리고, 백양사의 봄이 시나브로 절정에 다달을 즈음, 8末9初 약수천변에 백양꽃이 피기 전, 이 봄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네 번째 발걸음을 합니다.

오랜만에 맑게 개인 파란 봄 하늘이 백학봉을 약수천에 비추고, 쌍계루도 잔잔한 약수천에 백학봉과 반영되니, 청운당 앞 연못가에는 못 보던 봄의 색깔을 한 수수하게 예쁜 데이지가 노랑수선화와 이웃하여 파란 하늘아래 백학봉과 환하게 웃으며 봄나들이합니다.

이틀 전, 봄비 빗방울에 축 쳐져있던 산앵도나무 꽃은 남아있던 꽃망울을 마저 터뜨리고, 빗방울을 말끔하게 털어내며 인고의 세월을 지나온 아름다운 이 땅의 어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백양사의 봄을 절정으로 치닫게 합니다.

이렇게 백양사의 봄은, 시나브로 만개한 고불매로부터 시작해서, 꽃샘추위를 기꺼이 견뎌낸 산앵도나무 꽃이, 수양매화와 서향의 아름다운 동행으로 서서히 갈무리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