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봄비 빗방울을 잔뜩 머금은 백양사의 산앵도나무 꽃

Chipmunk1 2025. 4. 22. 05:46

2025. 04. 14.

지난 며칠간 미뤘던 봄이 제자리를 찾아오려는 듯, 봄비가 시도 때도 없이 내리고, 간밤에도 내리던 봄비가 조금 잦아들어 사흘 전부터 막 개화를 시작하던 백양사 청운당 앞 작은 연못가의 산앵도나무 (산앵도나무와 이스라지는 엄격하게 구별하면 산앵도나무는 진달래과로 꽃은 연분홍색이고, 이스라지는 장미과로 꽃은 대체로 흰색이므로, 서로 다르지만, 같은 종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편의상 이스라지와 산앵도나무의 꽃을 특별히 구별하지 않았음) 꽃의 개화 상황이 궁금하여, 약수천 입구 주차장에서 한 시간여 비가 잦아지기를 기다리다가, 산앵도나무 곁으로 가는 지름길을 택해 약수천을 따라 지난 며칠간 내린 봄비로 수량이 풍부해진 쌍계루 앞 약수천의 봄비 머금은 돌다리를 조심조심 건넙니다.

개화를 시작하자마자 내리는 봄비에 촉촉하게 빗물을 머금고 축 쳐 저 있는 산앵도나무의 여린 꽃잎이 이리저리 뒤틀려있는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 이상 만개한 산앵도나무 꽃의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백학봉과 청운당과 연못과 잘 어우러져, 백양사의 깊어가는 봄을 한 폭의 그림같이 견인해 줍니다.

산앵도나무 꽃을 두고 나오는 길에 봄비 때문인지,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한층 크게 들리는 쌍계루 앞 돌다리를 건너옵니다.

여린 꽃잎을 짓누르고 있는 빗방울이 봄볕에 마르고, 꽃잎이 뽀송뽀송해지는 산앵도나무를 여행이 끝나기 전 다시 한번 더 볼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백양사를 떠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