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3. 17.

초여름부터나 볼 수 있는 수국을 봄에 만납니다.
물론, 3개월 전인 지난 12월 한겨울에 보던 수국에 비해 훨씬 풍성해진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의 온실에는 사시사철 고운 색을 한 수국이 계절의 정체성을 무디게 합니다.

년년이 새로운 품종으로 바뀌어 조화인 듯싶어 살짝 건드려 보게 되는 예쁜 수국이, 온실 밖의 강풍이 온실 시설물들에 부딪치는 굉음으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미동도 없이 활짝 웃고 있는 수국에 넋을 잃습니다.
바깥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아랑곳 않고, 일 년 내내 황홀하리만큼 노지에서 피는 제철 수국에 못지않은 수려함과 화려함에 저절로 감탄을 쏟아내는 주변의 관람객들과 어울려, 비록 강풍을 동반한 반갑잖은 꽃샘추위에 잔뜩 웅크리고 있는 노지의 봄꽃들과는 달리 평온하고 환한 자태로 반겨주는 온실 속의 수국을 바라보며, 우리 후손들에게도 평화롭고 자유로운 온실 속의 수국 같은 삶이 언제나 한결같이 이어지기를 피그말리온의 간절함으로 간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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