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8.
서귀포시 일주동로 8941에 위치한 숨도는 숨이 모여 쉼이 되는 정원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기자기하게 사계절 아름다운 꽃들이 숨 쉬는 천상의 화원 같은, 나그네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주도 서귀포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정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여름 수국에 감동받고, 이번 겨울에는 동백꽃에 감동받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고염보다는 다소 크고 육지의 감보다는 훨씬 작은 귀여운 감이 주렁주렁 열린 숨도에 들어섭니다.
하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첫 번째 관람로를 따라 숨도의 겨울로 들어갑니다.
비스듬한 경사로를 따라 동백꽃이 환하게 웃으며 나그네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지난여름 산수국이 만발했던 산수국 계곡에는 단풍 든 철쭉이 산수국을 대신해서, 이 겨울에 철쭉 계곡이 되어 철쭉꽃이 별처럼 반짝입니다.
철쭉과 하귤과 동백이 동거하는 사계절이 함께하는 숨도 정원에서 계절을 잠시 망각한 채로 동백꽃 정원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새소리와 바람소리와 아침햇살이 어우러지고 빨갛게 불타오르는 가슴속 정열이 동백꽃 정원에 가득합니다.
작은 동백꽃이 모여 거대한 동백꽃으로 거듭난 동백나무가 가득한 동백꽃 정원에서 숨도의 겨울을 무르익어갑니다.
동백꽃에 갇혀버린 나그네는 동백꽃과 하나 되어 마냥 즐겁습니다.
구름 속에 파묻힌 한라산이 아련하게 보이고, 서귀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숨도의 동백꽃 정원은 천상의 정원으로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숨도 정원의 폭포를 바라보며 주렁주렁 작고 귀여운 감이 달려있는 감나무는 아직 가을이라 하는데, 동백꽃은 뒤에서 겨울이라 합니다.
폭포 앞의 싱그러운 철쭉은 봄과 여름을 숨도 꼭대기 위에 머물게 합니다.
사계절이 혼재하는 숨도의 겨울이 어쩌면, 혼돈 속에 방황하는 사바세계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듯싶어, 불확실성만이 팽배해지고 있는 이 겨울이 무사히 잘 지나가고 희망의 솟아나는 봄이 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숨도의 겨울정원을 나오다가 출구 마지막 길목에 있는 카페에서 귤라떼와 빵으로 제주의 겨울 향기를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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