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0
오후부터 비가 오신다기에 오시기 전 가려했더니
아침부터 내린 봄비와 친구 하여 하회마을로 직진
오천원하는 입장표를 구입하고 시월애 단팥빵집
본점 카페에서 단팥빵과 고구마라떼를 앞에 두고
꽃들이 만발한 카페 정원에서 망중한을 즐깁니다
카페를 나와 카페와 인접한 하회탈 박물관 들러서
다양한 하회탈을 둘러보며 뿌듯한 자부심과 함께
이 역시 K문화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떨쳐내는
관광문화 자원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자부할 만큼
꽤 많은 외국인들과 더불어 하회탈에 빠져봅니다
하회탈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각양각색 탈들이
한 공간에 전시되어 자국의 탈을 찾은 외국인들의
신기해하는 모습에서 작은 지구촌을 떠올립니다
박물관을 나와 셔틀버스를 타고 2분 정도 달려서
하회마을 안으로 들어오니 울긋불긋 온갖 꽃들이
하회마을의 봄을 대변하고 모내기 준비하는 논과
논틈 사잇길을 따라 마을에 진입하니 어린 시절의
옛 고향마을을 찾아온듯한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겹황매화라는 이명을 가진 죽단화가 멋들어지고
키가 높은 담장 너머 셀카봉이 찾아낸 꽃잔디 정원
겹벚꽃향기인가 했더니 철쭉 위에 우뚝 솟아오른
라일락이 유혹하는 꽃향기가 발길을 붙잡습니다
복숭아밭에서 은은하게 풍겨 나는 복사꽃 향기는
하회마을의 사월을 봄비 속에서 빛나게 만듭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 때마침 시작된 하회별신굿 공연
요즘 같은 세상이라면 명예훼손 했다고 시비 붙을
세도가 양반들을 풍자하고 심지어는 승려들 까지
가감 없이 풍자한 옛 선조들의 해학이 오롯이 담긴
관객과 소통하는 다소 투박한 안동 사투리에 빠져
한 시간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흥겹게 몰입됩니다
https://youtu.be/PoTfwTfb9gk?feature=shared
이제는 초가와 한옥이 여기저기 조성되어 더 이상
하회마을만의 자랑이라 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하회탈이라는 독특한 문화는 세상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대한민국 민초들이 고단한 삶 속에서
찾아낸 해학과 풍자가 길이길이 이어져서 요즘의
억압된 사회분위기가 머잖아 제자리로 돌아오길
외신이 아닌 국내 언론이 전하는 국내소식 듣기를
피그말리온의 간절함으로 간구하며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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