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9. 02.
불의의 방화로 전소된 지 2년이 지나고 3년이 다 되어 가건만, 아직도 해우소 만도 못한 초라한 모습으로 "큰법당"이란 현판으로 대신하고 있는 그 자리에 언제쯤 번듯한 대웅전이 다시 세워질지, 비록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내장사를 방문할 때마다 나그네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창건된 지 1400년 가까이 된, 고찰 내장사는 여러 차례의 전쟁등으로 말미암아 전소되었지만, 불굴의 불심으로 재건과 중건을 거듭해 왔으나, 2012년에 이어 2021년에도 전소된 대웅전을 바라보는 마음이 심란하기만 합니다.
비록, 철마다 꽃을 보러 가고, 가을엔 단풍을 보러 가지만, 눈 쌓인 겨울에 정혜루에서 군고구마와 잎차로 몸을 녹이던 수년 전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대웅전이 복원되어 내장사의 중심이 잡히고 나면,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펜더믹으로 중단되었던 정혜루에서 군고구마와 따뜻한 잎차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불심으로 손수 정성스럽게 잎차를 덕으시던 주지스님이 작년 겨울에 다른 사찰로 옮겨 가셨다 하니, 새로 부임한 주지스님은 그때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해 주실런지 궁금합니다.
아직 가을도 지나지 않았는데, 겨울을 기다리는 나그네의 조급한 마음이 단순하지만, 다시 내장사를 찾고 싶은 단단한 핑곗거리로 남겨놓은 채로 총총총 내장사를 뒤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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