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24

내장산 국립공원(1)-내장사 (대웅전의 비애(悲哀))

2023. 09. 02.불의의 방화로 전소된 지 2년이 지나고 3년이 다 되어 가건만, 아직도 해우소 만도 못한 초라한 모습으로 "큰법당"이란 현판으로 대신하고 있는 그 자리에 언제쯤 번듯한 대웅전이 다시 세워질지, 비록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내장사를 방문할 때마다 나그네의 마음은 무겁습니다.창건된 지 1400년 가까이 된, 고찰 내장사는 여러 차례의 전쟁등으로 말미암아 전소되었지만, 불굴의 불심으로 재건과 중건을 거듭해 왔으나, 2012년에 이어 2021년에도 전소된 대웅전을 바라보는 마음이 심란하기만 합니다.비록, 철마다 꽃을 보러 가고, 가을엔 단풍을 보러 가지만, 눈 쌓인 겨울에 정혜루에서 군고구마와 잎차로 몸을 녹이던 수년 전의 기억이 새롭습니다.대웅전이 복원되어 내장사의 중심이 잡히고 나면, ..

여행 이야기 2023.09.04

안동 봉정사의 석탄절 언저리 풍경을 스케치해 봅니다

2023. 05. 22.석가탄신일이 다가올수록 산사는 바빠지는 듯합니다. 경내에 화려하게 매어 달린 연등은 보름 전과 비슷한데 어쩐지 정돈된 듯한 느낌은 아마도 기분 때문이겠지요.극락전 앞 정원의 매발톱들이 마치 정원의 연등처럼 보이니 이 또한 기분 탓이려니 합니다.보름 전만 해도 겨우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던 작약이 어느새 떨어지는 꽃잎도 곧 터질듯한 꽃몽우리도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아침예불을 위해 앞서서 종종걸음 하던 스님이 바삐 극락전 돌계단을 오릅니다.온갖 새소리가 산사를 깨우고, 대웅전과 극락전에서 울리는 목탁소리와 굵은 염불소리가 속세의 번뇌를 끊으라 합니다.이른 아침 외로운 고양이 한 마리가 산사에서 아침을 해결하지 못한 듯 담장너머 길가에, 초라한 모습으로 깊은 고뇌..

봄 이야기 2023.05.26

사납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새벽 산사에서 만끽한 봄

2023. 05. 06.천삼백여 년의 긴 세월 속에 대웅전(국보 311호)을 비롯해서 현존하는 목조건물로는 가장 오래된 극락전(국보 15호, 두 번째 오래된 목조건물은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등 국보급 문화재가 즐비한 안동 천등산의 봉정사는 법주사, 통도사, 대흥사, 선암사, 마곡사, 부석사등 세계유산에 등재된 나머지 6개 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담한 산사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으나, 고금당과 범종각과 석조여래좌상, 그리고 삼성각 등 오랜 세월을 지켜낸 불교 유산들 또한 잘 간직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개축 공사가 마무리되면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재탄생될지 자못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등 유독 유교의 전통이 깊은 서원들이 즐비한 안동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사찰이라고..

봄 이야기 2023.05.07

새벽 한파(寒波)속, 여명(黎明)을 뚫고 백암산 백양사에서 봄의 기운을 만끽하다

여명도 없는 깜깜한 새벽녘에 백양사의 일주문을 통과하여 텅 빈 주차장서 여명이 밝기를 기다리다 무심코 길을 나선다 호젓하고 어스름한 약수천변은 어느새 쌍계루 앞으로 인도한다 살얼음이 살짝 비치는 약수천에 흐릿하게나마 백학봉과 쌍계루가 습관처럼 데칼코마니를 연출하고 거슬러 온 약수천 끄트머리에서 부터 붉은 기운을 가득 안고 먼동이 터온다 대웅전을 우회해서 청운정 작은 연못 속에서 백학봉의 데칼코마니를 맞는 행복은 언제부턴가 루틴이 되었다 회색빛 백학봉을 비추는 아침 햇살이 영하 칠 도를 밑돌던 동장군의 기세를 단번에 밀어내니, 대웅전의 뜨락으로 봄기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오고 대웅전 뒤뜰 석탑 주변에 피었던 가을꽃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고 가을에 이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백학봉의 심란스런 마음속에서 거역할..

봄 이야기 202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