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261

중문색달해변의 겨울풍경

2024. 12. 18.열대지방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는 중문색달해수욕장은 해변의 모래들이 흑색·백색·적색· 회색을 띠고 있고, 활처럼 굽은 모래사장과 ‘진모살 ’로 불리는 모래가 특히 볼만한데, 네 가지 색을 띤 모래와 제주도 특유의 검은 돌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중문색달해변(해수욕장)은 또한 사철 서핑을 즐기는 서핑의 성지로도 유명한 해변입니다.또한, 중문색달해변은 올레길 8코스를 걷던 아련한 추억이 함께하는 곳이기도 합니다.갑자기 쌀쌀해진 기온 때문인지, 해변은 비교적 한산하고, 검은 구름 틈 사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태양의 강렬한 빛줄기가 겨울바다를 아름답게 꾸며줍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맨발로 파도를 따라 깔깔 웃으며, 스마트폰을 모래밭에 세워놓고 동영상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바다..

제주도 이야기 2024.12.28

카멜리아힐의 겨울풍경

2024. 12. 18.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병악로 166에 소재한 카멜리아힐을 500여 미터 남겨놓고, 왕복 2차선 도로변 노지에 야리야리한 봄의 꽃 수선화가 거친 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활짝 웃고 있습니다.가던 길을 멈추고, 반갑게 수선화와 눈인사를 나눕니다.잠시 후, 자동차가 빼곡히 주차된 주차장에 겨우 주차를 하고, 매표소를 지나 카멜리아 입구로 향합니다.기대했던 만큼 많은 동백꽃은 아니었지만, 물이 담긴 돌그릇 위의 각종 동백꽃이 반갑게 맞아줍니다.겨울이 깊어갈수록 동백꽃은 돌그릇에 가득가득 쌓이겠지요.동백나무 아래 통통하게 살이 오른 멧비둘기가 땅에 떨어진 동백꽃잎과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본격적으로 동백꽃 정원에 발을 디딥니다. 여느 동백꽃과는 달리 송이째 낙화하지 않고 한 잎 한 잎 ..

제주도 이야기 2024.12.27

서귀포 숨도의 겨울풍경

2024. 12. 18.서귀포시 일주동로 8941에 위치한 숨도는 숨이 모여 쉼이 되는 정원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기자기하게 사계절 아름다운 꽃들이 숨 쉬는 천상의 화원 같은, 나그네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주도 서귀포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정원이 아닌가 싶습니다.지난여름 수국에 감동받고, 이번 겨울에는 동백꽃에 감동받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고염보다는 다소 크고 육지의 감보다는 훨씬 작은 귀여운 감이 주렁주렁 열린 숨도에 들어섭니다.하귤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첫 번째 관람로를 따라 숨도의 겨울로 들어갑니다.비스듬한 경사로를 따라 동백꽃이 환하게 웃으며 나그네를 열렬히 환영합니다.지난여름 산수국이 만발했던 산수국 계곡에는 단풍 든 철쭉이 산수국을 대신해서, 이 겨울에 철쭉 계곡이 되어 철쭉꽃이 별처럼 반짝입..

제주도 이야기 2024.12.26

사려니숲길의 겨울풍경

2024. 12. 17.저지대에서는 비가 내리고, 고지대로 갈수록 눈이 내리는 전형적인 제주의 겨울 날씨를 즐기면서, 사려니숲길 붉은오름입구에 도착합니다.지난 6월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무장애데크길 옆의 삼나무숲 오솔길을 무념무상 걸어봅니다.숲 속의 작은 도서관 입구에 다 달으니, 엊그제 왔었던 듯싶은 감성이 되살아 나면서 미로숲길을 향해 걸어갑니다.절기상으로는 겨울이 분명하건만, 사려니숲길의 미로숲길은 눈이 쌓이지 않아 계절을 분간하기는 쉽지 않지만, 사람들의 옷차림새가 겨울이라 합니다.눈이 없으니 붉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사려니숲길이 바람도 막아주고 간간이 떨어지는 눈과 우박도 막아줍니다.삼나무숲길이 중간중간 끊기는가 싶더니, 어느덧 물찻오름을 향해 넘어가는 해를 등불 삼아 가을인지 겨울인지 분..

제주도 이야기 2024.12.25

봄날 같은 우도의 겨울풍경

2024. 12. 17.작년 겨울 풍랑이 가로막던 우도뱃길을 이번 겨울에는 흔쾌히 열어준 바다신의 배려로 일곱 시 반 첫배를 타고 섬 속의 섬 우도의 천진항에 무사히 내립니다.천진항 앞에서 아침식사를 할 요량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매운 해물라면 밖에는 없다 하여, 우도봉 넘어 검멀레마을에 가서 아점을 하기로 하고 천진항 환영 아치를 지나 우도봉을 향합니다.우도봉의 쇠머리오름으로 가기 위해 돌칸이해변으로 가는 길에 때마침 우도에서는 보기 힘든 아침해를 만납니다.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근거 없는 희망을 안고 잠시 아침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돌칸이해변을 바라보니, 돌칸이 반대편에 있는 검멀레해안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재작년 겨울에는 초미세먼지의 습격으로 흐릿하게 보였던 성산일출봉이 또렷하게 나타나..

제주도 이야기 2024.12.24

소천지의 겨울 저녁풍경

2024. 12. 16.소천지의 겨울은 바람과 함께 바닷물에 파문이 일어 소천지의 멋진 데칼코마니는 고스란히 반납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두산 천지의 미니어처 같은 사시사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여전히 한 폭의 산수화처럼 아름다운 소천지가 제주도에 있음에 무한 행복을 느낍니다.그래서, 올레길 6코스를 걷다가 우연히 알게 된 소천지를, 제주에 올 때마다 소천지와 5분 거리에 숙소를 정하고, 수시로 찾게 되는가 봅니다.더욱이 오늘 같이 맑은 겨울 저녁 해 질 녘 소천지는 제주도뿐만 이니라, 대한민국의 자연 보고 중 으뜸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지 싶습니다.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못하고 하루 일정을 끝내고 숙소로 가던 길에 습관처럼 들렀던 소천지에서, 태양이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문..

제주도 이야기 2024.12.23

휴애리의 겨울풍경

2024. 12. 16.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동로 256에 소재한 휴애리의 공식 명칭은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이지만, 보통은 휴애리라 불립니다.봄에는 유채꽃, 여름엔 수국, 가을엔 핑크뮬리, 그리고 겨울엔 동백꽃이 아름다운 사랑과 휴식이 함께 한다는 휴애리에는 유채꽃과 수국과 동백에 가려진, 서향과 꽃양배추, 란타나까지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반겨주는 마치 지상의 낙원 같은 곳이 아닌가 싶기에, 금년에도 1월, 3월, 6월에 이어 네 번째 방문합니다.지난달 말 내장사 관음전 앞에 피어있던 서향이 생각나서 혹시나, 초입의 연못 주변에 서향이 폈을까 살짝 기대했지만, 아직 서향은 필 생각도 않는 듯, 씩씩하게 동백꽃길이 반겨주는 언덕으로 올라갑니다.길 양쪽에 도열한 웅장한 동백나무에는 빨간 동백꽃이 어서 오..

제주도 이야기 2024.12.22

설국(雪國) 한라산의 영실탐방로와 윗세오름의 겨울풍경

2024. 12. 16.기억 속의 경험에 의해 별 의심도 없이 해발 1,280 미터 지점에서부터 시작되는 영실탐방로까지 자동차가 진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메인 주차장까지만 제설작업이 된 까닭에 자동차는 메인 주차장에 주차하고, 계획에도 없이 삼십 분 이상을 오르막 눈길을 걸어야 했기에, 모든 일정이 한 시간 정도 뒤로 미루어야 함에 소위 ‘악마는 사소한 작은 부분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속담이 떠올랐네요.출발 전이나 전날 미리 확인을 했더라면, 일정에 반영을 하고, 당황하지 않았을걸, 작년에도 1,280 고지까지 자동차가 갔었기에 올해도 그럴 것이라는 예측에 오류가 생긴 거지요.70-80년대, 중국에 진출하려는 서방의 기업들이 모든 계약을 마치고, 공장을 건..

제주도 이야기 2024.12.21

새연교/새섬의 겨울밤 풍경

2024. 12. 15.새연교 위에서 서귀포를 바라보며, 강풍에 몸이 날아갈 듯 두 다리에 잔뜩 힘을 주고 버티고 서있는 나그네의 모습에서, 마치 작금의 풍전등화 같은 세상을 보는 듯하여 한층 더 춥고 쓸쓸하기만 합니다.겨울의 새연교는 힘이 없어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하고 추락해 거의 숨만 붙어있는 커다란 새와 같이 눈만 껌뻑이다가 입만 열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천하에 몹쓸 사악한 인간말종의 모습처럼 처량해 보입니다.겨울밤의 새연교는,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채로 아무런 반성도 없이 아직 까지 제정신을 차리지도 못하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믿고 싶은 사악한 모지리가 되지도 않는 온갖 권모술수를 부려대는 꼬락서니가 보기 싫어 차라리 두 눈만 깜빡이고 있습니다.새섬 가장 높은 곳에서 새연교를 한..

제주도 이야기 2024.12.20

한라수목원의 겨울풍경

2024. 12. 15.임업시험연구실 건물 뒤에 소박하게 숨어 핀 한라수목원의 동백꽃이 이번 겨울에도 내가 바로 아기동백꽃이라고 직박구리와 수다스럽게 재잘거리고 있습니다.화목원에도 동백꽃이 수목원을 환하게 밝혀줍니다.요란하게 꾸밀 줄도 모르는 한라수목원의 청초한 동백꽃이 고고한 자태로 봄 같은 겨울 속에서 활짝 웃으며, 나그네의 온갖 시름과 걱정을 잠시 녹여줍니다.화목원의 하얀 왜동백나무에도 하얀 꽃이 수수하게 매달려 있습니다.개나리도 봄인양 노란 꽃을 활짝 피우니, 아마도 한라수목원은 봄 맞을 채비가 한창인 듯 합니다.삼지닥나무도 꽃망울이 터질 듯 말 듯, 봄이 머지않았다고, 희망의 봄이 곧 찾아온다고, 아직은 혼란스러운 사바세계도 곧 봄날이 찾아올 거라고 응원해 줍니다.아기사슴 밤비는 아니지만, 하얀..

제주도 이야기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