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94

우화정의 대설(大雪)풍경

2024. 12. 07.대설이 이름값 하느라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한밤중에 대설경보까지 내려졌습니다.자연은 이렇게 이름값을 하는데, 사바세계는 더러운 탐욕과 신기루와 같은 한낱 권력욕에 현혹되어긴 세월 힘들게 일궈놓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세계 언론들이 이제는 우리 아이들의 자부심인 K-Pop의 나라 대한민국을 디스토피아라 비웃고 있습니다.대한민국이 어쩌다 하루아침에 용이되려다 실패한 이무기가 되었을까요?선진국 대한민국에서 C형 간염 항체도 없이 태어나귀하게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대한민국을 아르헨티나와 비슷한 나라로 만들어물려주게 되지는 않을까 봐 밤잠을 설칩니다.어쩌면 우리는 지금 몹쓸 악몽을 2년 반동안 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그렇다면 하루속히 그 악몽에서 깨어나고 싶습니다.망망대해에서 항로를 잃은 난..

여행 이야기 2024.12.08

백암산 약사암의 만추풍경

2024. 11. 26./2024. 12. 04.백암산 백양사지구에는 암자가 여럿 있는데, 가까이에는 천진암이 있고, 비교적 먼 백학봉 아래 약사암이라는 암자가 고즈넉이 백양사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가끔 올라가는 약사암을 볼 때마다 어찌 이리 높은 바위틈에 불사를 지어놨는지 경이로울 뿐만 아니라, 약사암을 오르는 길은 어찌나 아기자기 한지 모릅니다.특히, '생각하며 걷는 오르막 길'이란 푯말에 '약사암 빨리 가면 30분, 천천히 가면 10분'이란 글귀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모르긴 몰라도, 욕심껏 빨리 올라가려 해도 경사가 너무 심하기에 중간에 몇 번을 길게 쉬면서 숨을 고르지 않으면 약사암까지 가기가 쉽지가 않지만, 천천히 올라가면 중간에 오래 쉬지 않아도 그리 힘들지 않게 약사암에 오를 수 있기 ..

여행 이야기 2024.12.07

첫눈 내린 내장산

2024. 11. 29.내장산 근린 상가단지를 지나 오른쪽 추령길로 접어들어 내장산 허리를 돌아 중턱을 넘어 잠시 차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만추를 맞은 내장산이 폭설로 시작한 첫눈에 때마침 운무가 골짜기 사이사이를 메우고, 고만 고만한 산봉우리는 운무와 흰구름과 첫눈이 어우러져 누가누가 더 순수한지 경쟁을 합니다.운무와 흰구름과 하얀 첫눈 사이사이에는 아직 사그라지기를 거부한 단풍들이 내장산의 만추를 거뜬히 지켜냅니다.산골짜기 저 편에는 우화정과 내장사가 운무에 파묻힌채로 서서히 가을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온은 아직 까지 가을인데, 산야는 하얀 눈에 뒤덮여 겨울이 빨리 온듯도 싶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06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

2024. 12. 04.거의 공황상태로 밤을 지새우며, 공기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이 실로 518과 629 이래로 오랜만에 간절했던 시간이었습니다.자연의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에 아침 일찍 백양사에 가보니, 약수천의 터줏대감 왜가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아주 가까이에서 반겨줍니다.평화로운 백양사 약수천에서 훨훨 나는 왜가리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아는지 모르는지.오늘은 저 왜가리처럼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에게는 언제나 인성과 도덕성과 배려심을 두루 갖춘 청렴한 지도자가 나타나려나 막연하게나마 간절한 마음으로 간구해 봅니다.그리고, 어제 같은 밤이 재발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05

만추의 내장산 서래봉 아래 벽련암에는 봄이 함께있었다

2024. 11. 25.내장사 일주문에 들어서기 직전 오른쪽 가파른 산비탈길 서래봉 가는 길목의 벽련암 가는 길 양편에는 곱디고운 애기단풍잎들이 누군가가 일부러 사진을 찍으려 인위적으로 연출이라도 해놓은 듯 가지런하고 촘촘하게 떨어져 쌓이고, 산속은 온통 단풍 든 나무들이 만추의 내장산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습니다.암자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규모의 벽련암에도 어느덧 가을이 막바지 떠날 채비를 마친 듯, 곱게 물든 단풍잎들이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날려 발아래 휘리릭 떨어져 쌓이고, 흰구름이 사랑방인양 걸터앉아 있는 서래봉을 푸른 하늘이 선명하게 눈앞 가까이 데려다줍니다.이른 봄부터 담장아래 피기 시작한 자색달개비가 여름을 지나고 가을의 끝자락에서도 면면히 피었다 지었다를 반복하기에 벽련암에는 아직..

여행 이야기 2024.12.04

백양사의 가을과 겨울 사이

2024. 11. 26.동장군을 부르는 차가운 비가 밤새 내리다 그치고, 한 시간여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백학봉 아래 백양사를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백양사는 시나브로 만추(晩秋)와 겨울 사이에 놓여있습니다.쌍계루 위아래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일 듯 말 듯, 짧았지만 화려했던 가을이 시나브로 떠나가고 있습니다.쌍계루를 지나 약수천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아직도 가을의 감성이 묻어있지만, 시나브로 가을의 소슬바람이 겨울의 삭풍에 밀려나듯이, 단풍 든 나뭇잎이 비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길 위에 떨어져 쌓입니다.잠시 파란 하늘이 반짝 나타난 약수천 일광정 앞 작은 호수에는 노란 은행잎도 사라지고, 빨간 애기단풍도 검붉은 색으로 변색된 채로 백학봉과 구름 낀 파란 하늘과 함께 호수 속으로 ..

여행 이야기 2024.12.02

김제 모악산 마실길의 단풍

2024. 11. 20.천년 고찰 금산사가 있는 모악산은 전주와 김제와 완주에 걸쳐 있는데, 행정구역상 김제에 속하는 금산사 오른쪽 구비길을 김제 모악산 마실길이라 부릅니다.5년 전 처음 목도한 김제 모애산 마실길의 단풍은 여태껏 보아온 어떤 단풍 보다도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뇌리에 깊게 각인되어 있습니다.예년에 비해 한 주정도 늦었다 싶은 생각에 열이틀 전 왔을 때는, 아쉽게도 단풍이 50% 정도 물들었었기에, 예년에 비해 단풍이 물드는 시기가 일주일 정도 늦는 듯싶어 다시 찾은 모악산 마실길은 마침내 황홀한 단풍으로 도배되어 있었습니다.모악산 마실길 오른쪽 넓은 계곡도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이 절정에 올랐음을 한눈에 보여줍니다.단풍길과 계곡 사이에 떨어져 촘촘히 쌓여있는 곱게 알록달록하고 푹신한 카펫 ..

여행 이야기 2024.12.01

내장사의 만추와 서향(瑞香)

2024. 11. 21.단풍으로 붉게 물든 내장산 서래봉 아래 화마가 앗아간 대웅전의 신축 공사도 원만하게 진행 중인 듯싶은 만추의 내장사는 수수한 가을의 완숙미가 돋보입니다. 이른 봄부터 백일 가까이 향기가 진동하는 대웅전 공사 가림막 오른쪽 관음전 앞의 야트막한 서향나무에서 천리향(千里香)이라 불릴 정도로 향이 짙은 서향(瑞香) 꽃이 대웅전의 신축공사 진척상황이 궁금해서인지, 아니면 혼탁한 사바세계에 희망을 전해주려는 것인지 대여섯 송이 살포시 피어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왕문을 나와 부도전 앞에서 시작되어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내장사 가을의 상징과도 같은 단풍터널도 단풍잎이 떨어져 수북이 쌓이고, 얼마 남지 않은 단풍잎이 가을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내장사의 만추는 자못 절정에 도달해 있습..

여행 이야기 2024.11.30

월영교의 가을 아침

2024. 10. 28.호반의 도시답게 새벽부터 물안개가 자욱한 월영교 위를 터덜 터덜 물안개 알갱이를 온몸으로 느끼며 민속마을 쪽으로 건너갑니다.서쪽 호숫가의 단풍나무는 물안개에도 불구하고, 짙어지는 노란색 이파리는 가을 속으로 빠져듭니다.월영교 건너 개목나루터 가는 길 옆 단풍나무가 어찌나 곱던지, 물안개에 가려진 속살은 얼마나 고울지, 햇살 가득한 한낮의 월영교를 상상하며 안동에서의 첫 아침을, 그것도 가을 아침을 변함없이 월영교에서 시작합니다.

여행 이야기 2024.11.29

안동 봉정사의 가을풍경

2024. 10. 28.만세루의 보수 공사가 끝나고 완전체가 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2018년 6월)된 바 있는, 봉정사가 만세루 정비 후 처음으로 맞는 깔끔한 가을입니다.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봉정사는 아니기에, 가을이 깊어 갈수록 고즈넉한 고찰 산사의 품격이 돋보입니다.봉정사를 대표하는 만세루와 극락전이 온전히 가을빛에 무르익어가는 가을이 참 곱기도 합니다.비록 화려한 단풍잎은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아직은 맨드라미가 남아있고, 오백 년 된 은행나무를 위시해서 다수의 오래된 은행나무가 즐비한 범종각 왼쪽을 돌아 내려가는 경사진 오솔길 양편에는 노란 단풍잎이 곱게 깔려 봉정사의 가을을 대변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뜰홍초(칸나)가 붉게 익어가는 봉정사의 가을은 담백하게 농익어 갑니다.대웅..

여행 이야기 202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