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시나브로 다가오는 봄

Chipmunk1 2023. 3. 5. 00:00

2023. 03. 02.

남쪽 지방으로 오는 봄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되었기에
오랜만에 바깥공기가 깨끗한
이른 아침에 두물머리가 있는 곳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
전남 강진에서 오랫동안 귀양살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하여
생가 뒷산에 고단했던 몸을 누이고 있는 곳

다산 보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났다는
영화 자산어보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다산의 둘째 형인 정약종과 그의 일가가
천주교를 전파하려다 모두 순교한
정약종 성가정의 거룩한 뜻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한국 최초의 천주교 성지인 마재성지가 있는 곳

그곳에 봄이 오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다산길 제2코스에 펼쳐지는 경이로운
데칼코마니를 보기 적당한 날씨라 생각하고
부지런히 다산로를 지나 오전 7시가 막 지나면서
아직은 쌀쌀한 영하의 기온을 무릅쓰고

다산생태공원에서 강 건너 떠오르는
눈부신 아침햇살을 맞으며 봄을 찾아
산철쭉 군락을 지나고
토끼섬을 지나고
야산을 지나서

강변 산책로를 오르내리면서
아직은 일부 꽁꽁 얼어 있는
그래서 기대했던 데칼코마니는
허무하게 얼음에 막혀 버리고,

마재성지도 아직은 봄의 징조가 보이지 않았고,

다산생가에도 예쁜 방한복을 입고 있는 나무들이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질 않고 있으니,

다산의 흔적으로 가득한 이곳 두물머리에는
벚꽃도 산수유 꽃망울도 찾을 길 없었지만
꽃이 피고 잎이 나오는 벚나무와 달리
잎이 나고 꽃이 피는 산철쭉나무들이
새잎을 만들고 있음에
강변의 목련나무에 꽃망울들이 제법 커가는 모습에서
이곳 두물머리에도 봄기운이 서서히 뻗치고 있음이,
봄이 각개전투로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