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소천지(小天池)의 한겨울 저녁무렵, 미세먼지로 뒤덮힌 세상을 바라본 나의 단상

Chipmunk1 2023. 1. 18. 06:37

2023. 01. 07.

하루 전 동틀 무렵 찾았던, 맑은 소천지에 대한 갈증을 풀어보려 또다시 찾은 해 질 녘 소천지가 한층 선명해진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이른 아침과는 달리 소천지를 찾는 사람들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기암괴석 위를 곡예하듯 아슬아슬하게 지나 마치 승천하기 직전, 잃어버린 날개옷을 찾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듯, 자연의 신비에 취해버린 모습이 자못 편안해 보입니다.

소천지의 맑고 투명한 수면 위에 투영되는 설산 한라와 하늘은 온통 미세먼지로 뒤덮인 세상에서도 실제 모습보다 훨씬 깨끗한 모습의 데칼코마니를 연출하고 있음에,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한 소천지의 긍정적인 변신을 만족스럽게 바라봅니다.

서귀포항의 문섬 왼쪽으로 떨어지는 한겨울의 짧은 해가 서서히 소천지에 석양을 내릴 즈음 서둘러 소천지의 기암괴석을 벗어나면서 자연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구상에서 나약한 신체조건을 갖고 태어난 생물체중 으뜸은 아니겠지만,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점점 나약해져만 가는 인류가 세상을 지배하는 강력한 지배자가 된 아이러니 속에서, 때론 자연의 무자비한 심판에 속수무책인 나약한 모습 또한 인류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한술 더 떠, 끝을 모르는 탐욕과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한 지나친 욕심이 생지옥을 만들고, 공멸의 시간이 점점 빠르게 당겨지고 있다는 공포 속에서도 아랑곳 않는 인류의 적자생존하는 치열한 삶이 인류의 멸망과 또 다른 천지창조로 귀결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방할 수도 있는 안타까운 인재(人災)와 점점 헤어 나올 수 없는 생지옥을 만들면서 서로 더 죽이고 파괴해야만 생존한다고 믿는 어리석은 전쟁과 점점 강력하게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울트라 슈퍼급의 강력한 새로운 세균들이 속속 탄생되는 혼돈의 세상 속에서도 기득권의 권모술수와 야합과 탐욕의 돈벌이는 멈출 줄을 모릅니다.

조금 맑아진 소천지의 기암괴석에 올라 작은 시야에 들어오는 작은 세상을 둘러보면서,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유유자적하며 손에 손잡고 조금의 아쉬움도 후회도 남김없이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미지의 유토피아 속으로 훨훨 날아가기를 소심하게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