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가을을 보내고 온 선유도 바다를 떠올리며 보내는 십일월 마지막날 아침 나의 단상(斷想)

Chipmunk1 2022. 11. 30. 09:19

천아숲길의 아름다운 단풍으로 시작했던 십일월의 가을을 고군산군도 선유도에 맡겨두고 완연한 겨울이 시작된 십일월 마지막날을 시원섭섭하게 보냅니다.

제주에서 시작한 십일월은 아쉬움없이 시원하게 보낼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단풍이 다 지기 전에 첫눈이 내렸던 예년과는 달리, 오늘 아침도 눈부신 태양이, 올들어 최저 기온임에도 불구하고, 거실 커튼을 닫게 하지만, 어제밤 내렸다는 다른 지역의 첫눈 소식에 작은 위안을 받습니다.

인적이 뜸해진 선유도해수욕장, 이제는 겨울을 반겨줘야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차가운 바다바람에 온 몸이 금방 얼어버릴듯 하지만, 쉬지않고 천천히 걷다보니 콧잔등에 따스한 열기가 모아집니다. 건강하게 숨쉬고 살아 있는 한 쉼없이 움직여야한다는 이유를 조금은 알것만 같습니다.

차갑고 세찬 바람만 아니라면, 따스한 태양이 있는 한 세상은 온기가 가득하리라 생각해봅니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속세를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마음을 소통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홀로 살아 갈 자신이 없기에, 그냥 눈 한쪽 감고, 귀 한쪽 닫고 나만의 루틴을 반복하면서 나만의 소확행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가슴이 답답할 때면 길을 떠나고, 마음이 호젓할 때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밥도 한끼 나누고, 가끔씩은 비싼 커피도 마셔주면서, 서로에게 위안을 주고, 따스한 위로를 받으면서, 때때로 모여 호연지기 여행도 하고 방하착하는 속세의 작은 삶이, 속세를 온전히 떠나 사는 이기적이고 홀가분해 보이는 삶과 견주어 결코 뒤지지않는 삶이 아니지않겠나 하는 소박한 삶을 꿈꾸며 십일월의 마지막날을 조용히 보냅니다.